Home > 서지월의 만주詩行
작성일 : 2022.09.24 10:44
서지월의 만주詩行(39)
달이 뜨면
--禮娘에게
달이 뜨면
거울 보고 밤화장하고
뒷돌담을 몰래 돌아서
다홍치마 그림자 고옵게 늘이며
풀숲으로 오는 그대.
天上 白玉京 꿈속의 桃花源
볼 붉은 복사꽃인가요?
구중궁궐 먹기왓장 속
천년 이끼 香으로 피는
石榴꽃인가요?
꽃이 피면
화안한 낯빛에
수줍어 손톱 붉히는 그대,
밤이슬 내려 포동포동한
달님 같은 그대,
심술궂은 밤바람은 가슴 치밀고
옷자락 훈훈한 풀벌레소리
달빛에 젖어ㅡ
달이 뜨면
娘子는
낭군 만나러
자주 이 江가로 나오셨지요?
얼굴에 그려진 봉황 같은 눈썹
그리워서 그리워서
한시도 못 잊고
나오셨는 거지요?
*주몽(朱夢)과 예랑(禮娘)은 달 뜰 때를 기약하여 자주 가섬벌 강가에서 만나곤 했다. 여기서의 만남은, 망명을 앞둔 주몽이 예랑과의 마지막 랑데뷰가 된다.
이날 밤도 예랑은 밤화장하고 하녀 강월(江月)에게만 일러두고는 몰래 집을 빠져나왔다. 솟구치는 풀벌레소리 가슴으로 받으며 강가로 나왔을 때, 약속한 시간의 들
달은 뜨고 주몽은 노를 저어 와 예랑을 맞이한다.
바로 그날 밤, 하염없이 부서지는 달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그들은 古代的 時間의 古代的 사랑을 뱃놀이하며 즐겼다. 주몽은 가슴에 품었던 칼을 벗겨들어 두 동강으로 부러뜨려 그 하나를 예랑에게 건네주며 장래를 약속한다. 뱃속 아기가 태어나면 <유리명(琉璃明)>이라 부르라고 이름 지어주고는 먼길을 떠나야 했던 것이다.
주몽이 동부여를 탈출해 남하하여 홀본 비류수에 도착해 고구려를 건국했는데, 예랑이 뱃속에서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왔는데 그가 고구려 제2대 유리왕이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한민족 위인전이란 위인전은 다 읽어 독파했는데 바로 《동명성왕》에서 《안중근》까지였다. 이러한 흥미로운 역사의식이 나중 내가 시인이 되어서도 잊혀지질 않았는데, 내 시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줄 줄이야.
그래서 시를 쓰면서 늘 목 마르면 마시는 머리맡의 냉수처럼 압록강 두만강 위 만주땅이 내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위인전《동명성왕(주몽)》에 나오는 주몽과 예랑의 가섬벌 강가에서 만나는 장면을 시로 읊은 것이다.
다음에 환인에 가면 환인조선족고중학교 봉창욱시인을 만나 박태근 당서기께 가섬벌이 어디인지 알아봐야겠다.
☆☆서지월 서정시집·【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에서.
>>사진: 시 달이 뜨면의 배경이 된《동명성왕》의 앞표지와 뒷표지 그림.
>>사진: 한국출판사에서 펴낸 위인전《동명성왕》과 만주땅 흑룡강출판사에서 펴낸《동명성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