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금주의 순우리말(51)-터뻑질

작성일 : 2022.09.19 10:44

 

 

금주의 순우리말(51)-터뻑질

/최상윤

 

1. 다저녁때 : 저녁이 다 된 때.

2. 다조지다 : 일이나 말을 다급하게 재촉하다. -다좆다.

3. 마주나무 : 말이나 소를 매어 놓는 나무.

4. 바위너설 : 바위들이 삐죽삐죽 내민 험한 곳.

5. 사부랑하다 : 묶거나 쌓는 것이 든든하게 다붙지 않고 느슨하다.

-허부렁하다. <서부렁하다.

6. 안고나다 : 남의 책임을 대신하여 짊어지다.

7. 안고지다 : 남을 해치려다가 도리어 해를 입다.

8. 자릿조반 : 아침에 일어나는 대로 그 자리에서 먹는 미음 따위의 간단한 음식. ‘자리+조반朝飯의 짜임새.

9. 채발 : 볼이 좁고 맵시 있게 생긴 발.

10. 터뻑질 : 남의 물건을 서슴지 아니하고 단숨에 채어 가는 짓. 하다.

11. 꽃즙* : 여자의 분비액의 비유. -애액愛液.

 

‘62 학번 부산교육대 (당시에는 초급대학으로 입학생 전원은 관비생이었음) 남학생들은 대부분 가난에 찌달려 대학은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고 있던 차에 신설 국립 <공짜대학>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입학한 동기생들이다.

 

오늘은 그 중 한 동기생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그는 조실부모하여 술도가인 삼촌댁에서 더부살이를 하면서 초등학교는 졸업하나 가난으로 중학 진학은 포기한다. 이것저것 잡일을 하다 다리힘이 생기고부터는 삼촌의 다조짐에 그는 술통을 지고, 배달도 터뻑질까지 하며 삼촌댁 가사를 안고나서도우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도 그가 배움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은 소몰이 할 때였다.

자릿조반다저녁때까지 바위너설을 피하여 풀밭 한가운데 마주나무에 황소를 사부랑하게묶고 나서 그 마주나무에 기대앉는다. 그리고 그는 수첩에 빼곡히 기록한 영어 단어며 수학공식 등을 암기하는 것이었다. 중등 검정고시를 위하여.

 

중학교 교문도 밟아보지 못한 그는 부산교대 초급대학을 발판삼아 언필칭 서울의 명문대학 SKY 대학원까지 졸업하여 대학 무역연구소 연구위원, 문교부 편찬위원,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과정 연구위원, 대한상공회의소 무역영어 검정위원 그리고 여상女商 교장으로 정년퇴임까지 부단히 노력한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전형적 인간형이 아닐까.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