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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8.22 10:19
금주의 순우리말(47)-자리보기
/최상윤
1.악짓손 : 고집대로 해내는 솜씨. <억짓손.
2.악청 : 악을 써서 내지르는 목청.
3.자리보기 : 신랑 신부가 첫날밤을 보내고 이튿날 친지들과 모이어 즐기며 음식을 먹는 일.
4.채꾼 : ①잡은 고기의 이익을 배 임자와 똑같이 나누기로 하고 일하는 뱃사람. ②소몰이 아 이.
5.터럭수건 : 표면에 잔털이 많은 수건. 비-타월.
6.팔밀이하다 : ①혼인날, 신랑이 신부 집에 이르렀을 때, 신부 측 사람이 신랑을 읍하고 맞이 하여 팔을 밀어 행례청까지 길을 인도하다. ②마땅히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남에게 미루다.
7.한골 : 썩 좋고 귀한 지체나 문벌. ‘한+골(骨)’의 짜임새. 신라시대의 왕은 성골과 진골에서 나왔는데, 왕과 한 골(즉, 같은 성(性))의 귀족을 일컫던 말이 일반화되어 쓰이게 됨.
8.가새지르다 : 어긋매끼어 엇걸리게 하다. ‘가새(가위)’+‘지르다’의 짜임새.
9.가선(지다) : ①눈시울의 주름진 금. 눈가에 주름이 생기다. ②옷 따위의 가장자리를 다른 헝 겊으로 가늘게 싸서 돌림.
10.나비헤엄 : 접영(蝶泳).
11.까투리 : 약고 사교적인 사람. 특히 여자를 가리킴.
◇중매쟁이는 한 말이면 그만이고, 풍수는 두 말이면 그만이라는 말이 있다. 즉 중매쟁이는 양가 모두 양반집 후손으로 ‘한골’이니 <혼처가 좋다>고 한마디만 하면 그만이고, 풍수는 <명당이다, 아니다> 두 마디면 결정이 난다는 뜻이다. 이리하여 처녀 총각 혼인 날이 잡히고 함잡이가 ‘악청’으로 <함 사시오>라고 처녀의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면 그것으로 오늘날의 청첩장을 대신하게 된다.
드디어 결혼식 당일 신부 집에 당도한 신랑은 신부 측 인척으로부터 일생일대 최고의 대접인 ‘팔밀이’ 받으며 행례청에 인도된다. 때문에 잔칫날 신랑 가는 길은 임금님 행차도 안 막는다 하는 속담이 생겼을는지도 모르겠다.
신랑 신부의 첫날밤, 합방의 문짝 창호지는 짓궂은 인척들이 만들어 낸 구멍이 숭숭 나고, 뜬 눈으로 세운 신랑 신부는 ‘자리보기’를 가짐으로써 전통적 결혼식의 대미를 이룬 셈이다.
참으로 ‘가선’이 잡힐 미소야말로 로망적인 우리의 전통적 결혼 풍습이 아닐까.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