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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다가가기> 가곡 이야기/ 버들은

작성일 : 2022.08.12 08:21

[가곡 이야기] 버들은

/제민이 국악가수

 

 

가곡에는 보통 제목이 없어서 가사의 첫 구절을 제목으로 삼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을 가곡은 조순자가 부르는 버들은입니다. 선생님은 국가 문화재 30호 가곡의 예능 보유자이십니다. 저는 몇 년째 조순자 선생님께 가곡을 배우고 있습니다.

 

먼저 이 노래의 가사를 살펴보겠습니다. 가곡의 가사 발성이 현대 한국어 발성과 달라서 알아듣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1)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

(2) 구십(九十) 삼춘(三春)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3) 누구서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든고

 

북은 베틀을 구성하는 일부입니다. 베틀에서 걸어놓은 실로 북이 움직여 가며 천을 짭니다. 초장에서 노래의 주인공은 버드나무에 꾀꼬리가 날아드는 것을 베틀의 실로 북이 다가오는 것으로 비유합니다. 노래의 주인공은 여인입니다. 중장의 구십삼춘은 봄날 903개월입니다. 봄철 3개월 내내 여인은 꾀꼬리가 버드나무에 날아드는 것을 바라보며 시름을 짜내고 있습니다. 종장의 의미는 좀 어렵습니다. 녹음방초는 풀이 우거지는 봄입니다. 화시(花時)는 꽃이 활짝 피는 여름입니다. 사람들은 여름보다 봄이 좋다고들 하는데, 여인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연인을 그리워하는 심정이 너무나 아프기 때문에, 여인은 봄날이 여름보다 낫다는 타인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는 것입니다.

 

[가곡 버들은]

https://www.youtube.com/watch?v=PH0D34iznR0&list=OLAK5uy_kh9eVl-RAKoBXr61ujxJz-WI8Cvf_TQQs&t=290s

어떻습니까? 아마 이 방송을 보시는 분들 대개는 가곡을 처음 들으실 것입니다. 지루하다고 느낀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각자에게 지루하다면 지루한 것이고, 재미있다면 재미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곡을 좀 더 자주 듣고 가곡에 대해 좀 더 알면 덜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가곡의 특징을 4개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1. 가곡은 모음의 노래이다.

가곡은 모음을 분해하여 길게 늘이고 굴절시킵니다. "실이 되고" 4글자가 수십, 수백 글자로 증가합니다. “실이시이이이일-이이이이이이이로 분해되어 늘어납니다. 그리고 되고도오오오- 이이이이- 고오오오오로 모음이 분해되고 굴절됩니다.

 

가곡은 "되고""도이고", "꾀꼬리""꼬이꼬리"라고 발음합니다. 중세 국어는 이렇게 꺾어서 발음했다고 합니다. 음을 꺾는 발성은 미국식 영어에서 No""라고 하지 않고 "노오-우우"라고 굴절시키는 것과 흡사합니다.

 

 

왜 가객은 노래를 부를 때 모음을 분해하여 늘이고, 음들을 굴절시킬까요?

그 이유는 분해되고 꺾인 모음 하나하나를 흔들며 장식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2. 가곡은 소리가 너무나 청아해서 슬프다.

가객은 대중가요처럼 노래에 떨림을 집어넣거나, 판소리처럼 탁하게 만들지 않고, 일직선으로 아무런 잡음 없이 순수하게 소리 냅니다. 가곡의 소리는 너무나 순수하여 지상에서는 들을 수 없는 하늘의 소리라고 합니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경치는 슬픕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그곳에 오래 머무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가곡은 우리가 잠시밖에 머물 수 없는 천상의 소리이므로 슬픕니다.

 

3. 가곡은 화려해서 아름답다.

가곡은 곡조가 제자리음이거나 음이 내려갈 때 음을 흔들어 화려하게 장식합니다. 몇 가지 기술이 사용되는지 배워보지 않으면 짐작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가곡의 소리는 이렇게 화려해서 아름답습니다.

 

4. 가곡은 절규하는 감정의 폭발로 감동을 일으킨다.

종장 첫째 구절의 "누구서"를 다시 들어보세요. 누우우우-구우우우우-서어어어. 가객은 불과 이 3글자에 인생의 고뇌와 슬픔을 모두 분출하고 있습니다. 5장의 가사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서라는 구절을 들으면 종장의 가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가곡 버들은에 대해 토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