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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6.26 06:19
금주의 순우리말(39) - 가린스럽다.
/최상윤
1. 바리; 윷놀이에서 쓰는 말 한 개. 마소가 실어 나르는 짐을 세는 단위. 배가 불룩 나온, 놋쇠로 만든 여자 밥그룻의 한 가지. 바리때(나무로 대접같이 만든 승려의 밥그룻.)
2. 사면발이; 거웃 속에 붙어사는 작고 납작한 이. 또는 ‘교묘한 수단으로 여러 군데를 다니며 아첨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말.
3. 아치장거리다; 키 작은 사람이 기운이 빠져 느리게 걷다.
4. 아침뜸; 아침 무렵 해안 지방에서 해풍과 육풍이 교체될 때 바람이 한동안 자는 현상. 상-저녁뜸.
5. 자래; 쌍으로 된 생선의 알주머니.
6. 참척하다; 한자말 ‘잠착(潛着)하다’에서 나온 말. 한 가지 일에 정신을 골똘하게 쏟아 다른 생각이 없이 되다.
7. 태박*; 해녀들이 물속에 들어갈 때 물 위에 띄우는 부기. 같-<속>태왁.
8. 판자; 넓게 만든 밭이랑.
9. 학치; ‘정강이’의 속된 말. ‘학치 패다’는 종아리를 때리다의 뜻.
10. 가린스럽다; 매우 인색하다.
11. 구실; (‘여자가 응당 치러야 할 것’의 뜻으로) 월경을 달리 일컫는 말.
◊ 해녀들은 ‘태박’과 더불어 살아가고, 농부는 ‘판자’와 함께 삶을 살아가듯이 나도 약관(弱冠)의 젊은 시절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지 ‘참척’하고 또 ‘참척’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나는 문학과 더불어 살아가기로 60여 년 전 작정한 것이 팔질(八耋)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 주변에는 자연 글 쓰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한 갑년(甲年) 전만 해도 글 쓰는 사람을 문사(文士), 즉 글 쓰는 선비라 하여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선비는 윤리와 도덕은 물론 양심과 지조를 지키는 부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대로 내려올수록 품격이 점점 하락하여 <문인(글 쓰는 사람)>에서 <글쟁이>로, 그나마 <글쟁이> 호칭은 글 쓰는 장인(匠人)으로 전문인 취급을 받았기에 한가닥 마음의 위로를 받았지만 자본주의 시대인 요즈음에는 아예 <글 쓰는 나부랭이>로 추락하고 말았다.
하기야 문인단체도 사회집단이기에 그 구성원인 문인도 개인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지만 적어도 <윤리와 도덕> <양심과 지조>만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협선거 때만 되면 ‘가린스럽고’ 더 나아가 ‘아침뜸’과 ‘저녁뜸’을 활용하여 ‘사면발이’ 같은 인간들이 득세하여 기고만장 우쭐댄다. 한편 이들을 ‘학치패고’ 싶은 양식 있는 문인들은 아예 문단을 외면해 버리니...
아, 그립고 그립구나 <문사의 그 시절>이.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