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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6.20 06:28
금주의 순우리말(38)-가리새
/최상윤
1.참젖 : ①양분이 많고 좋다 하여 ‘사람 젖’을 달리 일컫는 말. ②참참이 얻어먹는 남의 젖. ③시간을 두고 먹이는 젖.
2.코머리 : 고을 관아에 속했던 우두머리 기생. 같-행수기생(行首妓生).
3.태없다 : 뽐내는 빛이 없다.
4.판수 : ①점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소경. ②‘소경’을 달리 일컫는 말.
5.학배기 : 잠자리의 애벌레.
6.가리새 : 일의 갈피와 조리.
7.가리틀다* : 일이 안되도록 방향을 돌리다.
8.나비물 : 옆으로 평평히 퍼지게 끼얹는 물.
9.다복하다 : (머리털이나 수염 따위가)탐스럽게 소복하다. <더북하다.
10.마빚다 : 비집어내다.
11.구메혼인 : 격식을 제대로 갖추지 아니한 혼인. 남몰래 하는 혼인.
◇우리 세대에만 해도 ‘코머리’나 ‘판수’나 ‘다복한’ 사람이나 지위의 높낮이를 가리지 않고 우리 모두는 어머니의 따뜻한 품 안에서 사랑의 ‘참젖’을 먹고 자랐다. 비록 논밭 일과 부엌일에 바쁘셔도 틈을 ‘마빚어’ 우리들에게 ‘참젖’을 아낌없이 주었다.
그런데 요즈음 ‘가리틀은’ 소젖이 개발되어 많은 젊은 엄마들이 ‘태가 있니 없니’, 스타일이 구겨지니 어쩌구저쩌구하며 ‘가리새’도 없이 모유 대신 우유를 먹이고 있다.
사실 우유는 소의 젖이 아닌가. 소의 젖을 먹은 신생아는 소의 육체를 닮아 아이의 덩치는 클지언정 눈에 보이지 않는 두뇌는 소의 뇌를 닮아가는 것이 아닐까.
신생아는 동물과 같아 먹이 활동에 민감하다. 언제 코앞에 있던 우유병이 거둬질지 모르니 주어진 시간에 신생아는 가급적 많이 먹어둬야 한다. 급히 먹은 우유가 제대로 소화나 될까 의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품 안에 안겨 안전한 먹이 활동과 편안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체온과 사랑을, 소젖을 먹고 자란 신생아는 전혀 모르고 자란다는 점이다. 이 신생아는 천륜의 모정을 모르고 인생을 출발하니 얼마나 불행한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삭막하고 냉정하고 비정한 단면들을 어쩌면 성장한 이들이 담당하고 있지나 않을는지.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