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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147-툭박지다

작성일 : 2025.01.13 06:57

 

<금주의 순우리말>147-툭박지다

/최상윤

 

 

1.갓짓하다* : 명색이 어떤 모양을 겨우 갖추고 있다.

2.강구다 : 주의하여 듣느라고 귀를 기울이다.

3.강다리 : 물건을 버티는 데 어긋맞게 괴는 나무. 쪼갠 장작을 셀 때 100개비를 이르는 말.

4.날치 : 날아가는 사냥감을 사냥꾼이 일컫는 말. -복치. 날마다 변리를 치러 갚는 빚.

5.대릿골독 : 썩 크고 중배가 아주 부르게 만든 독. -다릿골독.

6.대마루 : 지붕 위의 가장 높게 마루턱이 진 부분.

7.말롱질 : 아이들이 말 모양으로 서로 타고 노는 장난. 또는, 남녀가 말의 교미를 흉내내어 하는 장난.

8.받자 : 관아에서 환곡이나 조세를 받아들이는 일. -받자빗. =그런 일을 하는 사람.

9.살기 : 몸에 살이 붙은 분량.

10.알차지* : 모든 비용을 빼고 손에 쥔 돈. 순익(純益).

11.잠주정 : 잠이 덜 깨어 엉뚱하게 하는 짓.

12.초라()떼다 : 격에 맞지 않는 짓이나 차림새 등으로 창피를 당하다.

13.툭박지다 : 툭툭하고 질박하다.

14.풀돌다 : 어떤 둘레를 돌던 방향과 반대로 돌다.

15.해소수 : 한 해가 조금 지나는 동안.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감동을 줄 수 있는 시어(詩語) 한 낱말을 선택하라면 비록 툭박지나언제나 다정다감한 <엄마>라는 단어가 아닐까.

 

<둔석>의 유소년 시절은 대마루가 멋스러운 기와집의 갓짓한집안에서 천진남만하게 살았다. 집 앞마당에서 말롱질이나 목말싸움이나 깽깽이 놀이 등을 하며 유소년 시절의 추억도 쌓았다.

 

그런데 가장(家長)이시던 부친께서 갑자기 돌아가시자 가운(家運)은 서서히 기울어져 결국 대마루기와집도 팔게 되고 드디어 가사(家事)밖에 몰랐던 어머님께서 다섯 명의 자식들을 위하여 삶의 일선에 나서게 되었다.

대릿골독에 쌀을 보관하며 쌀장사도 해보고 식당도 해보았으나 외상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래서 나는 <외상 주지 마이소>하고 간청하면 <야야, 굶는다 하는데 어째 안줄 수 있노>. 인정에 약한 어머님의 항변에 나도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어머님의 고심도 깊어 살기가 점점 여위어가고 심지어 잠주정도 하셨다.

 

그런데도 여고 1학년인 누나는 초라떼고다니느라 정신이 없고 어쩔 수 없이 중학 1년 인 내가 외상장부를 차고앉았다.(어머님은 한글을 자유자재로 쓰지 못했음.) 그러나 빌린 돈의 날치를 메꾸다보니 알차지를 면치 못해 종내 빈손이었다. 결국 해소수만에 쌀장사, 식당업을 그만두게 되었다.

 

어린 자식들을 위한 어머님의 한숨소리와 홀로 울먹였던 그때의 모습을 팔질(八耋) 중반의 <둔석>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엄마, 엄마, 엄마!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