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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01.06 03:19
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
/김종해
새해의 두 번째 날, 아침의 여명 속에서 나는 지난해 년말 한모임에서 선물받은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코리아 2025'를 펼쳤다. 그 페이지를 넘기며, 2025년을 이끌 키워드로 제시된 ‘아보하’가 감동깊게 다가온다. ‘아보하’란, 아주 보통의 하루를 의미한다. 삶의 복잡함 속에서 그저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한다.
나는 아침 5시에 일어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세상이 고요한 이른 아침, 차가운 공기를 맞으며 일어나는 것이 나의 오랜 습관이다.세상이 아직 깨어나기전의 두시간 정도의 시간은 나 만의 즐거움이고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의식의 공간이다.7시쯤 일어나서 맨손체조와 세수를하고 간단히 두유 한 컵과 사과, 고구마 반쪽, 그리고 수제 요구르트로 만든 케비치 샐러드 한 접시로 아침을 해결한다. 이 간소한 식사가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정갈한 아침식사가 내 하루를 준비시키는 주문과도 같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친 후, 나는 나의 애마인 카니벌을 운전해 광안대교를 건넌다. 바다 위에서 파도가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부산항대교를 지나가는 동안 나는 일상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이 길은 단순한 출퇴근의 길이 아니라, 나의 삶을 관통하는 작은 여행이다. 국립해양박물관에서의 일은 내가 사랑하는 일 중 하나다. 하루 종일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를 준비하고, 방문객들과 소통하며 보낸다. 일은 힘들 때도 있지만, 바다의 깊은 신비를 느끼며 일할 수 있는 기회는 내게 큰 행복을 준다.
저녁 6시,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나는 다시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면 아픈 외손녀를 보살피는 것이 나의 또 다른 일상이다. 그녀에게 저녁밥을 떠먹여주고, 함께 일일 연속극을 보며 하루의 피로를 잊는다. 외손녀의 웃음소리와 투정은 내 삶의 가장 큰 보상이다. 아보하의 삶은 이렇게 소소한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주말이 되면, 나는 동호인들과 테니스를 치러간다. 새벽 6시 40분에 모여서 시작하는 테니스 게임은 우리에게 활력을 준다. 노란색 볼이 공중에서 날아다니고, 서로의 응원이 오가는 순간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게 한다. 게임이 끝난 후, 돼지국밥과 막걸리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나의 작은 사치다. 이 순간들, 나의 아보하적 삶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 이 평범함 속에서 나는 진정한 행복을 발견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나는 그 하루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큰 행복을 찾기보다는, 무탈한 하루를 보내는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삶이 나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다. ‘아보하’의 삶을 살고 싶다는 내 바람은 결국, 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행복을 찾는 여정으로 연결된다.
이런 하루가 오래도록 이어지길 소망하며 나는 그 자체로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2025.1.2,은산 김종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