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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12.30 02:00
<금주의 순우리말>145-해사하다
/최상윤
1.갓대* :증명할 수 있는 근거. 비-증거.
2.갓대우 : 갓모자.
3.날찌 : 뱃간에 까는. 엮은 나뭇가지.
4.대대로 : 형편에 따라서 되는대로.
5.대돈변 : 매달 돈 한 냥에 한 돈씩 늘어가는 비싼 변리.
6.말뚝잠 : 꼿꼿이 앉은 채로 자는 잠.
7.받낳이 : 실을 사 들여서 피륙을 짜는 일. ‘받(다) +낳(다) +이’의 짜임새.
8.살결박 : 죄인의 옷을 벗겨 알몸뚱이로 묶음.
9.살근거리다 : 둘이 서로 마주 닿아 가볍게 비비다.
10.알쭌하다 : 한 가지로만 이루어져 매우 순수하다.
11.잠비 : 여름에 일을 쉬고 낮잠을 잘 수 있게 하는 비라는 뜻으로, 여름비를 이르는 말.
12.초다짐 : 끼니 밥을 먹기 전에 우선 배고픔을 면하기 위하여 간단히 조금 먹는 일.
13.툭지다 : 굵어지거나 두꺼워지다.
14.풀다 : 생땅이나 밭을 논으로 만들다. 비-개간(開墾)하다.
15.해사하다 : 얼굴이 희고 곱다랗다.
◇<둔석>이가 낚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나변에 있었다.
1980년 5‧18 광주사태가 발발되고 뒤이어 지명수배와 도피와 자수와 금필(禁筆)의 족쇄를 차고 나는 석방되었다. 억울했지만 그래도 ‘말뚝잠’도 ‘살결박’도 한번 없이 풀려난 것을 불행 중 다행으로 삼고.
사상 초유의 6,7,8월 3개월의 여름방학 동안 줄곧 학교 운동장에 ‘대대로’ 진을 쳤던 계엄군이 막사를 걷어 물러나고 대학가엔 가을학기가 찾아왔다.
창작 욕구가 왕성한 입신 후반의 나이에 금필의 울화를 다스리기 위해 <둔석>은 틈이 날때마다 좁은 연구실에서 뛰쳐나와 낙동강 하구 명지에서부터 웅동까지 낚시 무대를 넓혔다. 말이 좋아 낚시지 물고기야 잡히든 말든 낚싯대만 던져 놓을 뿐 실은 꽉 막힌 울적한 마음을 강바람이나 바닷바람으로 씻어내고자 함이었다.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다가 때로는 ‘잠비’도 맞아보고, 때로는 빵으로 ‘초다짐’하며 앉았다가 ‘툭진’ 물고기 한 마리 낚아 올릴 때의 그 짜릿한 손맛이 싫진 않았다. 아니, 손맛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서서히 낚시장비를 한 둘 구입하기 시작했다.
90년대의 사회민주화가 찾아왔다. 이때부터 <둔석>은 갯가 낚시에서 ‘알쭌한’ 손맛을 보기위해 배낚시로 발전했다. ‘갓대우’를 눌러쓰고 ‘날찌’에 앉아 바다 한가운데에 낚싯대를 드리웠다. 지금까지 허우적거리며 살아오면서 생활의 멋을 누려보기는 처음이었다.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원래의 교육활동과 왕성한 사회활동으로 그 화려한 골프도 모르고 바쁘게 지낸 지금.
“어이 <둔석>, 비록 팔질(八耋)의 중반이지만 낚싯배의 ‘날찌’에 ‘해사한’ 여인과 ‘살근거리며’ 앉아 낚시하는 로망을 한번쯤 가져봄이 여하?”
“꿈 깨, <둔석>아.”
“꿈도 한번 못 꿔 보나...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