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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4.11 02:02
○금주의 순우리말(28) -판들다
/최상윤
1.코리다 : 마음 쓰는 것이나 하는 짓이 좀스럽고 다랍다. 여린-고리다.
2.탑삭나룻 : 입과 턱 주위에 더부룩하게 난 수염.
3.판들다 : 가진 재산을 모두 써서 없애버리다.
4.하리망당하다 : ①오래되어서 기억이 흐릿하다. ②옳고 그름의 구별이나 하는 일이 흐릿하여 분명하지 않다. ③정신이 가물가물하여 몽롱하다. ④귀에 들리는 것이 희미하다.
5.가로꿰지다 : ‘물건이 옆으로 꿰지다’의 뜻. 성질이나 언행이 빗나가 일이 중도에서 그릇되 다.
6.가로다지 : 무엇에 가로지른 물건. 또는 가로의 방향.
7.나번득이다* : 젠체하고 함부로 덤비다. 또는 날치고 설치다.
8.다릿돌 : 징검다리로 놓은 돌.
9.마른밥 : ①국이 없이 먹는 밥. ②주먹같이 둥글고 단단하게 뭉친 밥. 비-주먹밥.
10.바람벽 : 방이나 칸살의 옆을 둘러막은 둘레의 벽.
11.거웃 : 사람의 생식기 언저리에 난 털. 음모.
◇가운이 점점 기울어져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마지막 재산(?)마저 ‘판들어지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노모와 나는 <걸뱅이 합숙소>에서 기거하게 되었다. 하루에 ‘마른밥’ 두 끼라도 먹을 수 있으면 다행이었고, 떨어져 나간 방문짝 대신 펼친 가마니가 ‘바람벽’이 되었다.
그 당시 <빽>깨나 있는 사람들의 ‘코리거나’ ‘나번득이는’ 행동들은 비판적 안목으로 바라보았던 내 약관(弱冠) 초입 때의 사회상이었다.
그런데 한 갑년(甲年)이 지난 지금에도 <빽>이라는 말 대신 <스펙>이니 또는 <백 그라운드>가 있는 사람들의 <내로남불>을 보고 있자니 화병이 날 것 같다. 이 꼬락서니를 보고 있자니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후회스럽기도 하다. 하루빨리 ‘하리망당해지거나’ 치매라도 걸리고 싶은 심정이다.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