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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문의 독서일기>2 칼과 입술

작성일 : 2022.04.03 01:26 수정일 : 2022.04.03 05:26

2. 칼과 입술

<윤대녕/ 마음산책 299P>

 

소설가가 쓴 한국 음식에 대한 산문집이다.,김치,젓갈,생선,소나 닭요리등 모든 식재료가 등장하는 음식의 박물지며 맛의 기억 사전이다.자산어보나 요리전문 서적도 곁들여 지식의 폭을 넓혔다.

 

칼과 입술은 갈치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저자는 말한다.달밤에 낚시바늘에 걸려 올라오는 갈치를 볼 때마다 숨이 멎곤 했다.눈앞 어둠 속에서 살아 춤추는 긴 칼의 아름다움,그 은빛의 서슬 퍼런 존재감! 그때마다 나는 그 칼에 여지없이 베였고,누가 과연 그 순간을 지배하는지 몰라 감당키 어려운 고독에 사로 집히곤 했다.

 

여름에 제주도 우도에서 고등어 낚시를 하면서 저자는 새삼 감탄한다.35센티미터쯤 되는 고등어를 잡고서 하얀 뱃가죽과 푸르른 등을 바라보고 감동에 젓는다.그 색깔은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고 아름다웠다.

 

마산 아구찜 이야기.

옛날에는 아구를 먹는 사람이 없어 모두 버렸다.6.25전쟁이 발발하자 마산에 피난민이 몰려,배고픈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어떤 할머니가 선창에 버려진 아구를 가져와 콩나물,미나리,,고추장 등을 넣고 맵게 찜을 만들었더니 그 맛이 아주 독특했다.후에 미더덕을 추가했더니 툭 터져나오는 체액 맛이 일품이었다.서울 낙원상가 부근에 아구찜 집이 몰려 서로 원조라고 우기고 있다.

 

부산 대번항에서 먹어본 멸치회와 생멸치 된장찌개,해남에서 먹은 닭 육회, 전라도의 토하젖,속초에서 해장국으로 먹은 동태탕,여수의 양파 생선초밥,경주 축제 때 먹은 고래고기 등 책을 읽으며 군침이 솟는다.

 

# 벚꽃이 만개했다.도서관 뜨락에 서서 피었다 곧 지고 말 봄꽂을 바라보며,삶의 무상함을,덧없이 흘러가버린 내 청춘을 떠올리며 잠깐 우수에 젖었다.

<전용문 소설가/ 신경외과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