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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3.31 12:50
<양왕용의 시읽기 66>
하늘공원
/김종택
하늘공원은 어디 있나
하늘나라에 있나
아니다 아니다
하늘과는 너무도 인연이 먼
한강 어귀
난지섬 곁에 있다.
수십년간 너와 나
서울시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쌓이고 쌓여
산등성이를 이룬 너들에 있다.
제 모습 너무도 부끄러워
긴 세월 눈감고 귀 막은 채
한강 물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언덕이 되고 산이 되어
마침내 하늘에 닿아
이렇게 하늘공원이 된 것이다.
긴 사연 다 말할 수 없어
늦가을이면 이렇게 억새풀 덮어쓰고
가을노래 부르는 것이다.
‘아, 으악새 슬피 울면 가을인가요‘
하늘공원 가을은 서글퍼서 아름답다.
-시집 『겨울 나무』 수록
<약력>; 경남 거창에서 태어남,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동대학원 석 사, 박삭과정 졸업(문학박사-국어의미론 전공), 대구교육대학교, 경북대 사범 대 국어교육과 교수 역임, 현재 동 대학 명예교수, 저서『국어의미론』,『국어 화용론』 등이 있음, 시집『만촌동 수탉』(1999),『뒤돌아보니』,(2016)『겨울나무』 (2021) 한글학회 회장 역임, 현재 이사장
김종택 시인은 필자의 5년 선배로 1962년 졸업 할 때 실시된 문교부 주관 학사고시(1961년과 62년 실시된 후 폐지)에서 전국의 국어국문학과 졸업생 가운데 수석을 한 전설적 인물이다. 김 선배님은 국어학 가운데 국어의미론 분야를 전공한 학자로서 이름을 떨쳤다. 특히 그의 저서 『국어의미론』과 『국어화용론』은 그 분야의 저서 가운데 정평이 나 있는 책이다 한편 정년 후에는 한글학회 회장을 거쳐 현재는 이사장을 하면서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렇게 의미론 학자로 성공한 그가 1999년 제1시집을 낸 후 지난해에 제3시집『겨울 나무』를 내고 최근에 필자에게 그것을 보내왔다.
그의 시는 비유나 이미지를 구사하기보다. 풍경과 사물에 대한 시적진술을 반복적으로 구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 편으로 의미론 학자여서 그러한지 언어유희(pun)가 간간이 보인다.
‘하늘 정원’은 예전에는 한강변에 있는 난지도의 쓰레기매립장이 오랫동안 나던 악취를 탈피하고 억새의 일종인 핑크묘리가 만발하는 생태공원이 된 곳의 명칭이다. 필자 역시 몇 해 전 이곳을 방문하고 아직도 땅 속의 메탄가스가 몇 곳에서 배출되고 있었지만 아름다운 공원으로 변화된 모습에서 감동하여 이곳을 제재로 작품을 쓴 적이 있다. 이 공원의 높이는 가장 높은 곳은 98m나 되어 한강을 굽어보면서 서울의 시가지가 멀리까지 내려다보는 전망대이면서 동시에 하늘을 바로 바라볼 수는 곳이기도 하다.
시 「하늘공원」에서 시적화자는 우선 첫째 연에서 그 명칭에서 오는 위치의 애매성을 언급한 후에 ‘하늘공원’은 하늘나라가 아닌 난지도에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둘째 연에서는 하늘공원의 조성배경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악취 때문에 부끄럽던 쓰레기 산이 이렇게 변한다는 것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셋째 연에서처럼 오랜 세월 동안 기적의 공간이 된 것이다. 마지막 넷째 연에서는 대중가요 한 구절을 차용하여 늦가을에 만발한 핑크묘리에서 오는 묘한 풍경과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가 정화된 오랜 세월의 인고의 과정을 서글픈 가을로 인식하면서 그것을 아름답다고 하면서 시를 마무리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으로 과도하게 배출되는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같은 거대담론을 직접적으로 표출한 것은 아니지만 쓰레기 산이 생태공원으로 변화된 내력과 모습을 간결하게 보여 주는 시라고 볼 수 있다. (양왕용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