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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3.21 12:54
금주의 순우리말(25)-하리다
/최상윤
1.찬합집 : 그리 넓지 않지만 구조가 탐탁하고 쓸모 있는 집.
2.탄하다 : 남의 일에 참견하여 시비하다. 또는 (남의 말을)탓하여 나무라다. 관-탄질.
3.판가리 : 이기고 짐. 또는 가부간의 결정. 같-결판決判.
4.하리다 : 마음껏 사치를 부리다.
5.가량스럽다 : 아담하지 않아 격에 맞지 않다.
6.가량없다 : 어림이나 짐작을 못하다.
7.나무지저귀 : 나무를 패거나 다듬거나 깎을 때 생기는 부스러기. 같-지저깨비.
8.다림(판) : 수평으로 반반한가, 수직으로 바로 섰는가를 살펴보는 일.
9.다림방 : 예전에,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주로 팔던 가게. 같-푸줏간, 정육점.
10.마른눈 : 비가 섞이지 않고 내리는 눈. 상-진눈깨비.
11.개짐 : 생리대. 서답.
◇신혼부터 열세 번의 전세살이를 마감하고 비록 아파트이지만 다대포의 ‘찬합집’에 안착한 지도 두 순(旬)을 돌아 팔질(八耋)도 두어 해 지났는가 보다.
쓰리 볼(3녀) 원 스트라이크(1남) 네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내 서재도 생기고 드디어 다대포 앞바다의 절경이 베란다의 통유리창으로 다가왔다.
저녁노을의 윤슬도 좋고, 난바다에 피어오르는 이내도 좋았다. 안개비도 좋고 뚝비(장대처럼 쏟아지는 비)도 좋았다. 떡눈(물기를 머금어서 척척 들러붙는 눈송이)보다 ‘마른눈’이 좋지만 함박눈은 더욱 좋았다.
한밤의 개밥바라기(금성)를 쳐다보는 것도 좋지만 달무리를 올려다보는 맛은 또 어떡허구....
<젊어 고생은 돈 주고 사서 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고 했던가. 이제 삶의 종착역에 근접하니 나의 마지막 인생을 후회 없이 ‘하릴’ 것이다.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내 집에 문패를 한번도 달아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것. 뭐, 아파트는 이웃이 ‘탄하기’ 때문에 문패를 달지 않는다라나......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