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작성일 : 2024.10.13 04:39
금주의 순우리말 136-날아놓다
/최상윤
1.감잡히다 : 남과 시비(是非)를 다툴 때, 약점을 잡히다.
2.감장하다 :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 꾸리어 가다.
3.날아놓다 : 여러 사람의 낼 돈의 액수를 배정하다.
4.당치다 : 꼭꼭 다지다.
5.말고기자반* : 술이 취하여 얼굴이 붉은 사람을 조롱하여 이르는 말.
6.반죽떨다* : 언죽번죽한 태도를 말이나 짓으로 나타낸다.
7.산올벼 : 쌀알이 잘고 일찍 여무는 벼 품종의 하나.
8.산울(타리) : 살아 있는 나무를 심어서 만든 울타리. ▷탱자나무, 측백나무 등.
9.알속하다 : 비밀히 내용을 알리다.
10.알심 : ①보기보다 야무진 힘. ‘알 +심’의 짜임새. ‘알’은 ‘핵심’ ‘속’의 뜻이고. ‘심’은 무 따위의 뿌리에 섞인 ‘질긴 줄기’를 뜻함. ②은근히 동정하는 마음이나 정성, ~부리다.
11.잗다랗다 : ①생각보다 지나치게 잘다. ②몸피가 가늘고 작다. 또는, 하는 짓이 잘고 다랍다. 준-잗달다.
12.체수 : ①몸의 크기. ②처지와 형편. 같-신세(身世). ③남을 대하기에 떳떳할 만한 도리. 비-체면.
13.퇴김주다* : 통줄을 주어서 연의 머리가 그루박게 하다.
14.푹하다 : 겨울 날씨가 퍽 따뜻하다.
15.해납작하다 : 얼굴이 하얗고 납작하다.
+태없다 : 뽐내는 빛이 없다.
+숫지다 : 순박하고 인정이 두텁다.
+어깨동갑 : 나이나 키가 엇비슷한 또래.
◇교대 2기 동문들이 졸업 후 20여 년이 지나자 직장과 가정에서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누리게 되자 옛 학창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이우회(二友會 ; 첫 개교 당시 전문학과가 없는 대신 1반부터 8반까지 각 반 40명씩 320명 입학. 필자는 2반이었으므로 이우회에 소속)가 결성되었다.
불혹(不惑)의 나이 때는 모임 때마다 그래도 30명 내외의 회원들이 동참하여 우정을 ‘당치어’ 왔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병고와 타계 등 이런저런 사유로 참가 인원이 점점 줄어들어 산수(傘壽)에 접어들자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그래도 해마다 여름이면 지리산 계곡 옆 ‘산울’로 둘러싸인 펜션에 자식놈들 도움 없이 홀로 ‘감장하며’ ‘알심’으로 찾아갔다. 비록 늙어 ‘잗다랗는’ ‘체수’와 ‘해납작한’ 얼굴이지만.
그러나 <너거, 얼굴 보고 싶어서 왔데이>하며 내미는 손과 손으로 묵은 우정이 지리산 계곡물처럼 흘렀고, 금방 우리들은 태없고 숫진 교대 학창시절로 돌아갔다. 반세기 세월을 잊은 어깨동갑들의 만남, 우리들은 바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갔다.
수담(바둑)과 행지(行止, 고․스톺), 계곡물에 나체 목욕이 끝나면 취사반장 <다솔>의 진두지휘로 저녁을 먹게 된다. 그리고 곁들인 반주로 급우들의 근황이 ‘알속’되기도 하며 ‘반죽떨기’에 ‘말고기자반’으로 ‘감잡혀도’ 우리들은 박장대소, 웃음으로 끝냈다.
다음 날 아침. 각자 취향대로 등산, 산책, 늦잠 등등이 끝나면 <둔석> 특허 우동 조식과 <회석> 주최 커피 타임이 기다렸다. 이후 설거지부장 <석천>, 청소부장 <서강>, 뒷마무리부장 <단석> 등의 종결선언이 각각 있으면 끝으로 <곡천>의 ‘날아놓기’가 통보, 취합되었다. 그리고 펜션 할매 사장을 만나고 오면 그것으로 이우회 한해 서사극의 막은 아쉽게 내렸다.
그런데 작년부터 선장(회장) 업무를 서로 사양, 고사함으로 이우회의 거선(巨船)은 항로를 잃고 침몰되고 말았다.
아, 슬프도다, 늙음이여!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