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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 135-해낙낙하다

작성일 : 2024.09.30 04:27

 

<금주의 순우리말>135-해낙낙하다

/최상윤

 

1.감숭하다 : 드문드문 난 짧은 털이 모두 가무스름하다.

2.감은약 : ‘아편의 변말.

3.날쌍하다 : (피륙이나 대그릇 따위의)짜인 거나 엮인 것의 사이가 좀 성글다. <늘쩡하다.

4.당지다 : 눌리어 단단히 굳어지다.

5.말곁 : 남이 말하는 옆에서 덩달아 참견하는 말. ~달다.

6.말기 : 산마루. 보기-한라산 말기.

7.반주그레하다 : 생김새가 겉으로 보기에 반반하고 곱다.

8.산승 :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밀어 모지거나 둥글게 만들어서 기름에 지진 떡.

9.알새 : 열매나 과실 따위의 알의 크기.

10.알섬 :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 또는, 물새가 많이 모여들어 알을 낳는 섬.

11.잗다듬다 : 잘고 곱게 다듬다.

12.체메()들다 : 남에게 말려들다. 또는, 어이없이 남을 대신하여 돈이나 노력을 부담하다.

-체메잡히다.

13.퇴내다 : 먹거나 가지거나 누리는 것을 물리도록 넉넉하게 하다.

14.푸지워하다 : 명령했던 일을 철회하다. ‘() +지위(知委)하다의 짜임새로 지휘한 것을 푼다는 뜻이다. ‘지위(知委)는 명령을 내려 알려 주는 것.

15.해낙낙하다 : 마음이 흐뭇하여 만족한 느낌이 있다.

 

 

노인네가 후대들에게 지난 적 이야기를 하면 <꼰대>라 한다. 좀 유식한 말로 표현하면 각주구검(刻舟求劍 ; 시대의 변천을 모르고 융통성이 없는 어리석음)이나 하는 노인네로 폄한다. 그래도 속앓이를 면하려면 토해 낼 수밖에.

 

나의 젊은 시절, 명절제사나 기제사에는 찰떡이나 산승그리고 사과나 배 등 알새가 다양한 것들이 날쌍한대나무소쿠리나 큰 쟁반에 얹혀 보관되었다.

배고픈 나는 제삿날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슬쩍 훔쳐 먹었다. 그래도 조상에 대한 예의, 도리. 윤리라 할까, 양심은 있어 제일 작거나 흠집이 있는 것을 골라서 먹었다.

 

그런데 요즘 일부 젊은이들은 호의호식하며 잗다듬어서인지겉모습은 반주그레하다’. 부모 덕분으로 일을 하지 않고도 감은약이나 술로써 쾌락을 누리다 못해 외제 승용차로 질주의 쾌감 끝에 타인의 목숨마저 앗아가기도 한다. 도덕도, 윤리도, 양심도 없다. 참 개판이다.

 

개판은 어디 이 뿐이랴. 요즘 정치판도 개판이 아닐까?

대장이 푸지워하지 않은 이상 잘못된 것에 당진아래 것들은 대장의 비위에 맞도록 말곁이나 하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피력하지 못한다. 심지어 판검사의 판결도 불신하고, 전문가의 의견도 무시하는 계명구도(鷄鳴狗盜 ; 행세하는 사람이 배워서는 아니 될 천한 기능을 가진 사람)들이 어진 백성을 백안시하고 있다. 이들은 윤리니 도덕이니 양심같은 인간의 기본적 자질을 팽개치고 있다. 참으로 개판이다.

 

둔석이가 팔질(八耋)의 중반까지 살아오면서 굶어보기도 하고, ‘체메에 들어보기도 하고, 제자들도 가르치고 자식들도 키워도 보고, 개판 세상에도 살아 보았다.

이제 둔석에게 단 한가지 소원이 있다면 세상을 등지고 알섬에 들어가 낚시나 하며 딱 한번 퇴내는생활을 하고 싶다. 그리하여 해낙낙한삶을 마감하고 싶다.

꿈이 너무 크나?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