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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대가야제국의 부활(32) 제5부 하지왕과 광개토왕(6)

작성일 : 2022.01.27 10:01

(32) 5부 하지왕과 광개토왕(6)

/김하기

 

 

상희가 목덜미까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하지 얼굴에 볼을 대었다.

잠깐.”

하지왕이 상희 공주에게 말했다.

구투야는 어디 있소? 나와 함께 온 구투야는 어떻게 된 거요?”

상희 공주는 구투야가 압슬과 인두, 주리 등 온갖 형문을 당한 뒤에 국내성 앞 저잣거리에서 네 마리 말에 끌려 사지가 찢어져 죽었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

아이, 오빠는 지금 왜 찬물을 끼얹는 구투야 얘기를 해.’

상희 공주는 벌거벗고 누워 있는 하지에게 말했다.

지금, 다른 생각은 말고, 오빠만 걱정하세요.”

거련 태자가 구투야와 날, 가만두지 않을 텐데.”

오빠는 내가 반드시 살릴 거예요.”

오빠는 내가 반드시 살릴 거예요?’

상희의 말로 보아 구투야는 거련에 의해 죽은 게 분명했다.

, 구투야.’

하지왕은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버르적거려도 맹독의 잔열로 몸이 마비가 되어 옴쭉달싹도 할 수 없었다.

상희 공주는 하지의 입에 입술을 대었다. 하지의 의지와는 달리 골붉은 근은 탱탱하게 부풀어 올랐다. 그녀의 입술이 처음엔 손바닥 위에 파닥이는 물잠자리 날갯짓처럼 간지러웠다. 차츰 흐르는 냇가의 차돌 잔등처럼 매끄럽게 느껴지더니 나중에는 문어의 흡반처럼 쩍쩍 달라붙었다. 몸의 모든 감각이 마비되고 근 하나에 오감이 몰려있는 지금, 그의 긴장된 뇌는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야릇한 쾌감으로 이완되고 있었다.

, 상희야.”

그는 성숙한 여인이 되어 나타난 상희의 존재가 두려우면서도 궁금해졌다.

상희는 어떤 여자인가?’

광개토대왕의 딸이고 이제 왕이 된 거련의 누이인 그녀는 왜 죽음의 관에서 나를 구하고 항거할 수 없는 내 몸을 탐하는가.

올라가도 되요?”

어떠한 제지 행위도 할 수 없는 무방비의 하지에게 일일이 되요?’라고 물으면서 그녀는 할 것을 하고 마는 것이다.

상희는 치마를 걷고 하지의 몸 위로 올라왔다.

안 돼!”라고 말을 하고 싶어도 이제는 맹독열이 입술까지 올라와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온몸에 퍼진 맹독의 잔열로 근과 입술을 제외한 모든 곳이 마비된 상태였다.

맥없는 몸으로 교합을 나누다간 근력이 고갈되어 복상사가 아니라 복하사 하기 알맞은 형국이었다.

그녀의 허리가 상하좌우로 유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근을 처음 본다던 여자가......능숙하게 노를 젓듯 하지 않는가.’

 

첫 경험인 하지왕은 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저 놀랄 따름이었다. 상희 공주의 가슴은 풍만하고, 허벅지는 길고 딴딴했다. 그녀의 풍성한 머릿결이 그의 어깨와 가슴을 쓸면서 비단결처럼 물결치기 시작했다. 이따금씩 그녀의 살구알 같은 젖꼭지와 몽실한 젖가슴이 스치듯 가슴을 지나갔다.

하지왕의 관자놀이에 붉은 혈관이 돋아나 불끈거리고, 피골이 상접한 몸에선 진땀이 육수처럼 흘러내렸다.

, 공주의 정체는 뭔가? 그동안 상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고구려의 여인들은 잠자리에서도 상무정신을 발휘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녀만 특수한 경험에서 이런 행위가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허벅지 위로 올라간 상희의 대담하면서도 격렬한 움직임에 하지왕은 극도의 쾌감과 소모감을 이기지 못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괴한 신음소리를 냈다.

크흐으윽.”

하지는 어린 시절부터 여자를 보면 왠지 마음이 끌리면서 부끄럽고, 부끄러워 돌아서면 외롭고 그리운 신비한 감정을 느꼈다. 우시산국의 쇠부리 철장에서 철없이 함께 놀았던 소라도 마음으로 좋아하면서도 까닭 없이 퉁을 놓고 헤어지면 자석처럼 다시 마음이 당겼다. 박꽃처럼 하얀 얼굴과 가냘픈 어깨선을 보면 이상하게 설레고 아련했다. 왠지 끌어안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어린 마음에도 수치심과 죄책감이 들어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가 조금 나이 들어 고구려에서 상희나 다해를 볼 때 이러한 마음은 더욱 강해져 뜨거운 욕망이나 원시적 본능이 느껴졌다. 그래서 더 부끄러워지고 더 그리워하고 더 죄책감이 들었다. 그럴수록 여자는 신비하고 외경스런 멀고 먼 나라의 환상적인 존재가 되어갔다.

가야 땅에서 청년으로 자라면서 여자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으나 성에 대한 두려움과 쑥스러움, 신비감으로 욕망을 억누르거나 본능에서 도망치곤 뉘우쳤다. 성에 대한 소심함을 대업의 대범함으로 덮어 왔으나 그 끝에는 항상 더 큰 공허와 고독이 몰려왔다.

많은 이들이 예찬한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가?’

궤도를 이탈할 감정을 억제할수록 오히려 욕망은 배가되고 본능은 야수처럼 어른거렸다. 성이란 본질적으로 신비하고 거룩하고 성스러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상희는 다르다. 욕망의 표출이 스스럼없다. 마치 수줍은 꽃과 아름다운 별밤과 불면의 고독을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과 같다. 처음으로 별처럼 아름답고 신비하고 성스런 성에 눈을 뜨는 지금, 진흙탕과 같은 쾌락에 짓밟히는 느낌이다. 잔잔한 설렘보다는 폭풍 같은 감각으로 다가온다. 쾌감의 높은 절벽으로 끌려가 강제로 뛰어내려야 하는 성인식을 치르는 기분이었다.

공주, 난 지금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소.”

오빠, 그냥 가만히 있어요.”

하지만, 내 몸이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게 뭔지......공주가 궁금하기도 하고.”

뭐가 궁금해요? 내가 처녀가 아닌 것? 아니면 창녀처럼 구는 것?”

그게 아니라.”

아무 말 말고 여기에만 집중하세요.”

상희 공주의 입술이 하지왕의 입술을 포개었다. 아래의 쾌감에 부드럽고 달콤한 감각이 더해지자 죽어 있던 온몸의 감각이 되살아났다. 뻣뻣하던 살과 뼈와 관절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맹독 열을 앓는 자신의 몸을 회복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는 듯했다.

하지왕은 상희 공주가 남녀의 교합을 사랑의 확인이나 감정의 교환보다 의술의 일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

명의 화타는 사람의 혀 아래에는 두 개의 구멍이 숨어 있다고 있다. 이 두 구멍 이름은 옥영과 화지로 평소에는 잠룡처럼 엎드려 있다가 남녀의 방사가 시작되면 이 구멍이 벌어져 상대의 향기를 탐한다고 한다.

하지왕은 달맞이꽃이 달빛에 의해 벌어지듯 그녀의 입술에 의해 그의 혀 밑 두 구멍이 한껏 벌어짐을 느꼈다. 하지왕은 코로서 도저히 감지할 수 없는, 혀 밑에서 열린 두 구멍인 옥영과 화지로서만이 느낄 수 있는 방사의 냄새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교합에 의해 막혔던 혀밑 구멍이 열리듯, 맹독으로 막혔던 온몸의 경혈이 열렸다. 그는 비로소 마비된 채 누워 있던 침상에서 일어나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청신한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상희 공주의 겨드랑이에는 바닷바람처럼 향긋한 땀내가 났다. 머리카락은 고소한 호두기름 같았고, 국부에서는 수련의 꽃다발 같은 향기를, 그리고 투명할 정도로 깨끗한 피부는 살구꽃 향기를 품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성분들이 서로 결합되어 앵두꽃, 패랭이꽃, 장미꽃, 감귤향, 재스민과 안식향이 어우러진 냄새가 났다.

처음엔 머리에서 가슴과 다리로 내려 왔다가 다리와 허벅지로, 국부와 배와 가슴으로, 목과 얼굴을 거쳐 머리카락으로 훑어 올라가기를 반복했다.

그는 매끈하고 부드러운 그녀를 안으며 교합했다.

상희 공주는 극렬한 신음소리를 내며 전신을 파도처럼 뒤채었다.

하지왕은 그녀의 혀 밑을 빨며 구멍을 찾았다. 그녀의 입안에서 풍겨나는 달콤하고 새큼한 앵두 맛과 향을 그의 옥영과 화지로 맘껏 흡인한 뒤 말했다.

정말 이런 느낌 처음이오.”

이제 회복되었나 봐요.”

그녀는 희열의 얼굴로 하지왕을 바라보며 말했다.

공주가 마른 나무 등걸처럼 죽은 내 몸을 살렸소. 고맙소.”

, 정말 흥분이 돼요.”

하지왕의 움직임에 그녀가 앓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그녀의 신음소리가 접문을 자극했다.

, 난 하지 오빠가 좋아요. 신라 실성왕과의 혼인을 취소할래요.”

“......”

오빠에게 시집갈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