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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현대문학의 어제와 오늘

<부산현대문학의 어제와 오늘><부문1-7> 심군식 목사와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

작성일 : 2024.09.17 12:12

<부문1-7>

심군식 목사와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

/양왕용

 

심군식 목사님은 우리 부산크리스천문협 초창기부터 고문으로 참여하셨고 우리 행사에도 직접 참석하시는 열정을 보이셨다. 여기서는 그 시절의 이야기보다 우리 회원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 회장시절의 심 목사님의 활동과 필자와의 인연에 대하여 언급해 보기로 한다.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는 1958년 초대 회장을 소설가 전영택(1894-1968) 목사님으로 모시고 창립되었다. 전 목사님은 19615.16 이후에 통합된 문인단체로 창설되어 지금 14000명에 가까운 회원을 가진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의 초대 회장을 지내시기도 했다. 그 뒤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되신 극작가 주태익(1918-1976), 소설가 임옥인((1915-1995) 시인 박목월((1915-1978), 김현승(1913-1975) 등이 회장을 지낸 유일한 개신교 문학단체였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한국기독교문학가협회로 이름이 바뀌고 협회 행사에서 이단성이 농후한 교회의 협찬 사태와 행사 뒷풀이의 경건성 등이 문제가 되어 1990년대 회장을 지낸 김지향(1938-) 시인, 최근까지 월간 <목회>라는 잡지와 <크로스 웨이> 성경공부 교재를 발간한 시인인 박종구(1943-)목사, 소설가 정을병(1934-2009) 등을 중심으로 본래의 명칭과 신앙의 순수성을 찾자고 노력했으나 그것이 관철되지 않아 결국 분립하여 지금은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와 한국기독교문인협회로 나누어져 있게 되어 결국 두 단체가 되고 말았다. 1996년 쉐라돈 워커윌 호텔에서 <한국기독교문학 100년의 문학사적 평가>라는 세미나를 하면서 다시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라는 본래의 명칭을 찾은 단체가 정식으로 출범하였다. 필자는 그 세미나에서 <한국기독교문학의 세계화>라는 주제발표를 발표하였다. 다른 주제 발표자로는 평론가 김우규, 시인 이향아, 소설가 정을병 제씨였다. 이 당시의 회장은 평론가 김우규였다. 그러다가 1997년에 그 당시 1991년부터 고신 교단 총무로 수고하신 심군식 목사님이 제 20대 회장을 맡았다. 협회의 사무실도 고신 교단 사무실 서초구 반포동 총회회관 2층이 되었다.

심 목사님이 회장에 취임하면서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는 종래의 활기를 되찾았으며 연간지를 계간지로 바꿀 계획까지 세웠다. 그러나 이미 연간지를 염두에 둔 작품들이 많아 크리스천문학이라는 이름의 연간지 마지막 호를 18집으로 1997년 봄에 내게 되었다. 거기에 지난해의 워커힐 세미나 원고가 특집으로 실렸다. 그러나 그 해 가을에 드디어 계간지 오늘의 크리스천문학창간호가 나오게 되었다. 이 계간지는 지금은 한국크리스천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가을호가 66호로 발간되어 개신교문학 계간지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심 목사님은 창간사에서 다음과 같이 그 동안의 협회의 어려움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계간지 오늘의 크리스천문학이 창간되어 흐뭇한 감격을 느낀다. 세속 문화에 파묻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크리스천문학이 독자성을 살려 제자리를 찾게 될 장이 마련된 것은 기쁜일이다.

정기 간행물로서 호를 거듭함에 따라 기독교 문학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문학사에 뚜렷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오늘의 크리스천문학(1997, 가을호) P.13

 

이 창간호는 특집 좌담회를 열어 <기독교문학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기독교 문학의 나아갈 방향을 심도 있게 지적하고 있다. 좌담의 사회는 그 당시 계간지의 주간을 맡았던 시인 김지원 목사님이었고 참석자는 회장 심 목사님과 김지향 시인, 시인 박종구 목사님, 지금은 서울 마포구 문인협회 회장을 지내고 있는 시인 박영률 목사님이었다. 박영률 목사님은 그 당시 한국크리스천문협 부회장으로 수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1997817일 경기도 이천에서 개최된 제 2회 크리스천문학가협회 여름 세미나 주제 발표문이 소개 되고 있다. 그 때의 주제발표는 평론가이자 숙명여대 독문과 김주연 교수와 역시 평론가이자 고려대 독문과 김승옥 교수였다.

그런데 이 계간지에 제 14회 한국크리스천문학상 수상자들이 소개되고 있다. 여기에 필자가 시부문 당선자로 이름이 올라 있다. 서울의 김포공항 근처 영신교회에서 은퇴한 최규철 목사와 공동당선자였고, 소설부문에는 한국일보 신춘문예당선 이건숙 소설가였다. 이 문학상의 시상식은 1997522() 오후 4시 한국교회 100주년기념관에서 거행되었다. 필자에게는 199112월 월간 시문학사에서 제정한 시문학상을 현재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인 문효치 시인과 공동수상한 이래 두 번째 받는 상이었다. 물론 심 목사님의 이름으로 상패를 받았다. 뒤에 심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심 목사님이 회장인데 부산 문인들 가운데 한 사람 상을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는 것이었다. 이 때의 심사위원은 김지향, 박종구 시인 그리고 심 목사님이셨다. 정말 심 목사님이 회장이 아니었으면 필자는 그렇게 빨리 크리스천문학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서울 이외의 문인으로서는 처음이었다. 이를 계기로 필자는 더욱 협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게 되었고 심 목사님의 뒤를 이어 2002년 제25대 회장으로 선출되어 1년 동안 절기 문학행사와 부산대학교에서 가진 세미나 등과 계간지 발간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심 군식 목사님은 그 동안 고신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위받고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등 분주하였는데 2000828일 향년 68세로 소천하시고 말았다. 4개월 동안 투병생활을 하셨는데 필자는 학위 수여식 현장에 가 축하도 드리고 서울로 가 문병도 하기는 했으나 기댈 언덕이 하나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다. 만약 심목사님이 오래 생존해 계셨다면 부산크리스천문협은 물론이고 한국크리스천문협도 지금보다 더 도약할 수 있었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돌아가신지 23년이 경과된 지금까지 필자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2016년 부산크리스천문협의 후반기 회지에 심 목사님 특집을 마련하게 되어 비록 늦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사실 오래 전부터 특집을 계획하고 싶었으나 심목사님의 아동문학가로서의 위상과 목회자 특히 기독교 교육자로서의 활동과 교단 총무로서의 업적 등을 소상하게 알고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여러 해를 넘겼다. 그러다가 아르헨티나 원주민 선교사로 오래 동안 일하시다가 몇 해 전에 귀국하여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에서 선교학 전공 교수로 계시는 윤춘식 목사님을 뵙게 되어 특집 원고를 부탁하여 성사가 되었다. 윤 목사님은 필자와는 1980년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논문 제출자와 심시위원으로 만난 인연이 있고 아르헨티나에 선교활동을 하면서 부지런히 시를 창작하여 해외에서 문학상도 많이 받았으며 2003년에는 들소리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시인이기도 하다. 이 특집을 계기로 심목사님의 문학적 업적 특히 아동문학과 기독교문학의 업적을 두고두고 기릴 수 있는 기념사업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늘나라에서도 어린 영혼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그들을 사랑하고 계실 심 목사님은 정확하게 저보다 10년전인 1933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셔서 만 67세 되던 2000828일 서울에서 돌아가셨다. 심 목사님은 199744일 평생 수집한 개인장서 3만 여권을 고신대 기증하여 고신대 중앙도서관 안에 <소암 심군식기념도서관>이라는 현판과 함께 소장되어 있다. 우선 시간을 내어 부산크리스천문협 회원들과 함께 그곳으로 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심 목사와 필자의 인연에 대한 글을 마친다.<시인/ 부산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