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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22.오랑캐 女人

작성일 : 2024.09.02 11:43 수정일 : 2024.09.02 11:54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22

 

오랑캐 女人

<박명호 소설가>

 

중국 북한 국경 부근의 한 허름한 식당에서 밥을 시켰다.

시간이 수십 년 전에 멈춰버린 것 같은, 물건도 사람도

모든 것이 낡고 헤진 식당, 창 너머 풍경마저 오래된 풍경이다.

남조선 신사분이시네

식당아줌마는 부끄러워하면서 인사를 건넌다.

그렇습니다. 부산에서 왔습니다.”

저의 할아버지도 부산에 사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선망의 눈빛이 참 순진하달 수밖에 없다.

그러고는 돌아서면서 다른 종업원 아주머니에게

역시 남쪽 남자분들은 기품이 있고 멋이 있어.“

그러고는 자기네들끼리 내 쪽을 흘깃흘깃 보면서 뭔가 부러운 듯 이야기한다.

저는 이렇게 옛날 같은 풍경이 좋습니다.”

내 칭찬에 기분이 좋은지 아주머니는 물주전자를 가지고와

물 잔에 물을 따라준다.

그녀의 순진한 얼굴이 빨갛게 물이 든다.

참 미인이신데요.”

라는 내 말에 그녀가 던진 농담 한 마디

남남북녀...”

얼굴 붉히며 가버린 아줌마 뒷모습 보면서

이용악의 오랑캐꽃이란 시가 떠올랐다.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도 받지 않았건만

오랑캐꽃

울어 보렴, 목 놓아 울어 보렴,

오랑캐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