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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131-말가리

작성일 : 2024.09.02 11:28

<금주의 순우리말>131-말가리

/최상윤

 

 

1.통지기 : ‘계집종을 낮게 일컫는 말. 또는 서방질을 잘하는 계집종.

2.푸쟁 : 모시나 베 따위로 지은 옷을, 풀을 먹여 발로 밟고 다듬이질한 뒤에 다리미로 다리는 일. ~하다.

3.해감하다 : *일의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아득하다. *지나치게 서둘러서 어리벙벙하다.

4.감또개 : 꽃과 함께 떨어진 어린 감.

5.감바리 : 이끗만을 노리면서 눈치 빠르게 달라붙는 사람. -감돌이, 감발저뀌, 배돌이.

6.날비 : 비가 올 징조도 없이 갑자기 내리는 비.

7.당도리 : 바다로 다니는 큰 통나무 배. -당두리. -당도리선.

8.말가리 : 말의 갈피와 조리. 또는 말의 줄거리.

9.반숭반숭하다* : 어떤 기준에는 남고 어떤 기준에는 모자라서 아쉽다.

10.산뿌리 : 산기슭.

+삼사미* : 사람의 사타구니.

 

70여 년 전, 초등학교 시절의 여름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들은 삼베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녔다.

그런데 어머님께서 정성 드려 헌옷을 세탁하여 푸쟁한삼베 반바지를 입을 때는 어머님의 성의도 무시하고, 나는 감바리처럼 동네 개울가로 우선 엉금엉금 걸어가 반바지 입은 채로 엉덩이를 개울물에 잠기게 했다. 적어도 삼사미까지 닿아야 했다. 그래야만 풀을 먹인 빳빳한 시접이 내 불알을 괴롭히지 않으니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빳빳하게 뭉친 시접이 스치고 찌를 때의 그 통고는... . (그때는 <팬티> 속옷 문화가 없었음)

 

하루 만에 후줄해진 삼베 반바지를 본 어머님은 야단을 쳤지만 빳빳하여 반듯한 외양은 좋지만 육체적 고통을 주는 반숭반숭한’ ‘말가리를 부끄러워서 펼치지 못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래서 푸쟁한삼베 반바지를 입을 때마다 어린 나는 날비를 간절히 원했다.

일단 푸쟁한삼베 반바지를 도랑에서 숨을 죽인 뒤에야 나는 동네 개구쟁이들과 어울려 다망구, 자치기, 목마타기 또는 뒷산 산뿌리로 가 나무열매, 도라지, 칡뿌리를 캐거나 아니면 새총싸움을 하기도 했다.

 

이런 추억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버팀목이 될 줄이야...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