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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12.13 10:57 수정일 : 2021.12.19 12:26
금주의 순우리말(11) -마당질
/최상윤
1.하늬바람 : 서쪽에서 부는 바람. ▷동쪽은 ‘새’, 남쪽은 ‘마’, 북쪽은 ‘높’이다.
2.가대기 : 창고나 부두 따위에서, 인부들이 쌀가마니 따위의 무거운 짐을 갈고리로 찍어 당겨 서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일. ~치다.
3.가댁질 : 서로 피하고 잡고 하는 아이들의 장난. ‘가댁질’은 흔히 남녀 간의 농탕질을 표현 하는 데도 많이 쓴다.
4.나닐다 : 날며 오락가락하다.
5.다따가 : 난데없이 갑자기.
6.다떠위다 : 뭇사람들이 한데 모여 떠들고 들이덤비다.
7.마당질 : 곡식의 이삭을 털어 알곡을 거두는 일. 같-타작(打作), 탈곡(脫穀).
8.마도위 : 말을 사고팔 때 흥정을 붙이는 사람. ‘마馬+도위’의 짜임새.
9.바드럽다 : 빠듯하게 위태하다.
10.사뜨다 : 단춧구멍이나 수눅 따위의 가장자리를 실로 감치다.
◇<영천장 대말좆>의 유래를 아십니까.
어릴 적 우리들은 <영천장 대말좆>이라는 욕설을 동무들에게 함부로 내뱉기도 했다. ‘시근머리’가 들어서 이 욕설을 곰곰 생각해보니 영천에 말 시장이 열리면 사고파는 사람들과 ‘마도위’들이 장날을 왁자지껄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때맞추어 발정기의 숫말도 한몫했으리라. 그런데 그 많은 지역에서 하필 영천에서 마[馬] 시장이 형성된 필연성이 무엇일까? 영천장을 한 번 답사하기도 했지만 그 필연성과 역사성을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연산군의 폭정을 규탄하는 상소문을 올리고 낙향한 권열(1425~1507)의 후손 권은평은 중리(영천시 화남면)마을 앞 넓은 강변 구마리(驅馬里, 말 달리는 동네)에서 말타기, 활쏘기, 칼쓰기 등 무예를 익히며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임란이 터지자 권은평은 백형 권응수 장군을 도와 영천 복성 전투 당시 기마병을 포함 500여 명을 이끌고 왜군과 맞선 선봉장이기도 하다.
그는 초긴장 상태의 전장에서도 병사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대말좆 놀이>를 개발했다. 즉 숫말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대장 말의 성기를 부드러운 작대기로 살금살금 자극을 주면서 노래를 불러주면 말의 성기가 한껏 부풀어 올라 스스로 자기의 배를 소리가 나도록 탁탁 치며 자위행위를 하는 놀이이다.
// 말아 말아 좆내라 등겨 주마 좆내라./ 등겨 먹고 어디 가노 왜적 잡으러 간단다./ 잘 가는 말도 영천성, 못 가는 말도 영천성.//
<잘 가는 말도 영천성, 못 가는 말도 영천성>이란 노랫말은 권 장군의 의병들이 말과 호흡 맞추기 훈련을 하면서 오직 영천성의 왜적을 몰아낼 생각에 골몰했음을 보여준다.
그만큼 영천 지역 자체가 교통의 요지로 이곳을 소탕함으로써 안동 이북으로 북상한 왜군들과 경주 이남 왜군들의 소통과 보급을 차단하고 경상좌도 전역을 회복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일제 ‘치하’에 와서 임란 때의 영천성 전투에서 그들의 자존심을 손상케 한 영천 말들은 어쩔 수 없이 영천장터로 쫓겨날 수밖에. 그래서 <영천 대말좆>이 <영천장(터) 대말좆>으로 격하되지 않았을까.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