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국악 다가가기
작성일 : 2021.12.04 10:19 수정일 : 2021.12.04 10:25
[악서(樂書) 읽기] 제1권#제3장. 일상으로 돌아오면 樂에 관한 글을 읽어야 한다.
/제민이
악서(樂書) 1권 3장을 읽으며 뜻을 음미해 봅니다.
喪復常 讀樂章 상복상 독악장
상을 마치고 평상으로 돌아오면 樂에 관한 글을 읽는다.
居喪不言樂 거상불언락
상중에 있으면 樂을 언급하지 않는다.
이 대목은 예기(禮記)의 곡례 하(曲禮 下) 86장의 일부입니다.
이것의 의미는 이 대목 앞에 나오는 문장을 더 읽으면 좀 더 분명하게 됩니다.
바로 앞에 다음 문장이 나옵니다.
居喪未葬 讀喪禮 거상미장 독상례
아직 상례를 치르는 중이며 매장을 하지 않았으면, 상례에 관한 글을 읽는다.
既葬 讀祭禮 기장 독제례
이미 매장을 했으면 제례에 관한 책을 읽는다.
위 대목은 부모가 죽어 아직 매장을 하지 않았을 때에는 상례에 관한 책을 읽어야지 제례에 관한 책은 읽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례에 관한 책은 매장을 하고 나서 읽어야 합니다. 만약 매장도 하지 않았는데 제사에 관한 글을 읽으면 효자의 마음이 아니라고 진양은 해설합니다.(未葬而讀祭禮 則非孝子之情).
하물며 부모가 별세하지도 않았는데 자식이 상례에 관한 책을 읽으면 마치 부모가 죽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진양은, 이런 행동은 아들의 마음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非喪而讀喪禮 則非人子之情).
상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오늘 우리가 공부하는 樂書 1권 3장이 이 물음에 대한 해답입니다.
상중에 있으면 악을 언급조차 하지 않지만, 상을 마치고 평상으로 돌아오면 악에 관한 글을 읽는다는 것입니다.
만약 상례를 마치고 일상생활에 돌아왔는데도 슬픔에 잠겨 악에 관한 글을 읽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진양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진양은 오랫동안 악에 관한 글을 읽지 않으면 악이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합니다(喪復常而不讀樂章 則樂必崩).
여기서 “ 악필붕 樂必崩, 악이 반드시 무너진다. ” 는 구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뜻이 잡히지 않습니다.
“악필붕 樂必崩”이라는 표현은 “논어” 17편 21장에 나옵니다.
宰我問 재아문
재아가 물었다.
三年之喪 期已久矣 삼년지상 기이구의
부모에 대해 보통 삼년상을 지내는데, 일 년도 길지 않습니까?
君子三年不爲禮 禮必壞 군자삼년/불위례 예필괴
군자가 삼년동안 예를 행하지 않으면, 예는 반드시 무너질 것이고,
三年不爲樂 樂必崩 삼년/불위악 악필붕
삼년 동안 악을 연주하지 않으면, 악도 반드시 무너질 것입니다.
공자의 제자 재아(宰我)는 공자에게 삼년상이 너무 길다고 말하며 이유를 댑니다. 삼년상이란 부모가 죽으면 아들이 삼 년 동안 부모의 묘소 근처에 여막(廬幕)이라는 움집을 짓고 그곳에서 생활하며 산소를 돌보고 공양을 드리는 예절을 말합니다. 이 기간 동안 아들은 인간관계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예절을 망각할 수도 있고, 악을 전혀 연주하지 못하므로 연주 실력도 다 사라질 것이라고 재아는 주장합니다. 여기서 “악필붕樂必崩” 즉 “악이 반드시 무너진다”는 말은 삼년 이란 긴 기간 동안 노래를 부르지 않고, 악기를 연습하지 않으면 악을 연주하는 실력이 붕괴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양이 말하는 “악필붕樂必崩” 의 의미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상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와서 악에 관한 책을 읽지 않으면 악을 이해하고 연주하는 능력이 붕괴될 것입니다. 이것은 군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전통 사회에서 군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늘 악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오늘은 악서 1권 3장을 읽으며 뜻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곡 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