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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왕용의 시 읽기 54> 이혜선의 2020년 천지에 봄은 오는데

작성일 : 2021.11.12 10:46

2020년 천지에 봄은 오는데

 

/이 혜 선

 

 

꽃을 보면 눈물 난다

격리병실 창 너머로 찍었다고

대구에서 그대가 손전화로 보내준 꽃

 

언제였던가

그대와 나란히 저 활짝 핀 벚나무 아래 걷던 날이

그저 웃고 얘기하며 우리들

함께 모여 마주 앉아 밥 먹던 꽃피는 시간 아래

그러면서 어김없이 다가온

함께 피어서 더 아름다운 수만 송이 수선화

소복소복 모여 피어나는 제비꽃동무들

너희들은 코로나를 모르니 마스크가 필요 없구나

죄 없어 웃고 있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불러들인 인간들의 죄와 탐욕

마스크 하나로 가려지지 않는 이기심

용서해다오

수선화야 개나리야

 

박쥐여 낙타야 인수공통감염병을 모르는

너희들아, 죄 없는 이 땅에 오는 새봄아

나의 죄를 용서해다오

목숨을 돌려다오, 나날의 작은 기쁨들을

돌려다오

-공동시집 코로나? 코리아!(2020.7) 수록

 

<약력> 경남 함안 출신, 1981시문학천료, 현재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문체부 문학진흥정책위원, 시집 흘린 술리 반이다,운문호일,새 소리 택배,윤동주 문학상,예총예술문화대상, 문학비평가협회상 외 다수 수상 세종우수도서 선정 (2016),동국대 외래 교수역임

 

이 혜선 시인의 2020년 천지에 봄은 오는데20203월 집단발병으로 온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대구의 사태가 시적제재가 되고 있다. 이 시에서 시적 화자는 첫째 연에서 지금은 거의 일상이 되어 있는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처음 등장하여 우리를 당황스럽게 할 그때 대구에 있는<코로나 19>가 발병하여 격리병실에 입원해 있는 친구로부터 창 밖에 피어 있는 꽃을 손 전화(핸드 폰)로 찍어 보낸 사진 한 장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둘째 연에서는 친구와의 추억의 순간을 회상하고 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 끝까지 수선화, 제비꽃, 개나리 등을 부러워하면서 <코로나 19>를 가져온 인간들의 죄와 탐욕 이기심에 대하여 꽃들에게 말 건넴의 어조로 회개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9>를 불러온 박쥐와 2012<메르스 사태>를 불러온 낙타에게까지 회개의 말을 건넴으로써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시적 화자 의 지극히 일상적인 사실에서 시작한 이 시는 비록 화자는 끝까지 이지만 인간들이 지구환경에 지는 죄인 산업화로 인한 난개발이 불러온 환경파괴까지 경고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김없이 다가온 희망의 계절 새봄에게 죄의 용서와 목숨과 일상의 작은 기쁨을 돌려달라고 기원하고 있는 것으로 시를 마친다.

이 시은 결국 큰 목소리로 펜데믹 사태를 질타하지 않으면서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고 산업화로 인한 난개발에서 올 기후 변화 같은 인류의 재앙을 경고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라고 하여 11월부터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나 아직도 우리나라의 매일 코로나19 환자 발생 수는 2000명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다시 한번 대구 사태를 되돌아보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겠다. (양왕용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