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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05.19 12:57
<그리움>
/신평
봄은 이미 절정을 지나 여름 쪽으로 살짝 기울었습니다. 찬란했던 봄의 영광이 차츰 스러지지만 아직 작약이 한창이고 드디어 장미가 등장하였습니다. 연은 열심히 수면 위로 잎을 내고 있습니다.
저는 국가에 농업인으로 등록되어 있으므로 제 본업은 농사일인 셈입니다. 그리고 농사일을 할 때 가장 마음이 편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열심히 밭을 다니며 자라는 작물들에 제 손을 댑니다. 농사일은 하려고 하면 끝이 없고, 안 하려고 하면 그냥 거의 손을 떼어도 되는 묘한 면이 있습니다. 부지런한 농부의 손끝이 온갖 조화를 부리는 셈이지요.
성장하는 작물들의 상태나 나날이 굵어 가는 열매의 크기를 확인하는 일은 무한의 기쁨을 줍니다. 마치 어린 자식이 커나가는 것을 볼 때의 심정이기도 합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생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요. 농사일의 다른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명상에 잠기니 실로 제 좋은 대로 사는 나날입니다. 거기에다가 서투른 솜씨로 노년의 낙이 되어버린 시작(詩作)을 하며 해가 서산에 잠기는 것을 바라봅니다. 한 번씩 밀려오는 그리움을 시에 담아보았습니다.
[그리움]
/신평
그립다고 미친 듯 보고 싶다고
꼭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어라
환상의 그릇 덜컥 땅에 떨어져 깨지면
의미 잃은 파편으로 바뀌는 것이어라
바다가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며
그리움 가슴에 넣어 한없이 삭이듯
무심한 그리움이 더 아름다워라
그리움이 참다 참다 화석이 되어
만고의 세월 덧없이 흐른 뒤
그 안에 새겨진 안타까움, 지극한 사랑의 무니
후인이 떨구는 눈물로 되살아나리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