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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04.29 01:03
<금주의 순우리말>128-푸수수하다. 감기다
/최상윤
1.알반대기 : 달걀을 부쳐서 만든 얇은 지짐이.
2.잔질다 : 마음이 약하고 하는 짓이 잘다.
3.청술레 : 빛이 푸른 배의 한 가지.
4.통잠 :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자는 잠, (북한말).
5.푸수수하다 : 쌓인 물건이 정돈되지 않아 어수선하고 엉성하다. 또는, 속이 꽉 차지 않아 서부렁하다. 같-에푸수수하다.
6.해가림 : *세력 있는 사람의 주위에서 총기를 어지럽히는 일. 또는 그런 사람.
7.감기다 :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갱신을 못하다.
8.감내다 : <속>어려운 일 따위를 해 내다.
9.날밤집 : 밤을 새면서 영업하는 집. 대개 선술집을 말함.
10.당나발 : □보통 것보다 좀 큰 나발. □흐뭇해서 헤벌어진 입을 조롱하여 일컫는 말.
+살송곳* : ‘남자의 성기’를 비유하는 말.
◇나의 대학원 재학 시절, 허 웅 교수님의 강의를 받을 때였다.
강의 후 수강생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시면서 <많이 먹어야 학문도 오래할 수 있어.>라는 대석학의 말씀에 나는 탐식의 명분을 확보했다.
광복 이후의 기근과 6․25동란 이후 보릿고개를 겪은 우리 세대들은 성장기에도 제대로 세끼 밥을 먹지 못해 뱃속은 항상 ‘푸수수했다’. 그래서 음식 앞에서는 체면도 없이 ‘잔질해졌다’. 이 버릇이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식사 때 친구나 직장의 동료 선후배, 남녀 가릴 것 없이 식탁 위 내 몫인 ‘알반대기’도 누구보다 먼저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옆 좌석의 남은 밥까지(요즈음의 식당 밥그릇은 옛날보다 왜 그리 작아졌는지) 깨끗이 비웠다. 그리고 제자들 앞에서는 <학문을 오래 하기 위해서>, 아니면 직원들에게는 <맡은 업무를 ‘감내기’ 위해서>라는 식탐의 합리화 또는 변명을 잊지 않았다. 그래도 식사량이 부족할 땐 귀갓(歸家)길 모퉁이 ‘날밤집’에 들려 ‘감기어지면’ 흡족의 ‘당나발’을 연신 띄우며 귀가 즉시 ‘통잠’을 자는 것, 이것이 <둔석>의 원초적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이제 팔질(八耋)의 중반에 이르러 육체적(위 축소)으로 하루 두끼조차 버거우니 <둔석>은 무엇으로 하루의 즐거움을......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