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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10.26 06:20 수정일 : 2021.10.26 06:25
나 헌 농 속에 갇혔네
/박명호
한밤중 오줌이 마려워 일어났다.
화장실은 멀고 갓방 헌 농속으로 들어간다.
혼자 웅크리기에 딱 맞는 공간이다.
문을 닫으니 몸을 움직일 수 없다.
답답해서 농문을 미니 열리지 않는다.
오줌이 마려워 참을 수 없다.
그대로 오줌을 싼다.
오줌은 농속을 차올라 가슴까지 다다른다.
그래도 나는 꼼짝할 수 없다.
내 몸은 오줌에 저려 점점 소태가 된다.
-날 살려다오-
이제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소리를 질러야 한다.
그러나 내 소리는 모기소리보다 더 작다.
몇 번이고 질러본다.
악을 쓰듯 질러본다.
이러다 나는 미라가 될지 모른다.
헌 농은 잘 쓰지 않으니 식구들이 농문을 열 리 만무하다.
내가 며칠,
아니 몇 달 없어져도 집사람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나는 종종 말없이 사라져 여행을 가니까
아, 나는 몇 년 뒤 완전히 소태가 된 미라로 발견될지 모른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어떻게 내게 닥치는가.
나는 다시 몸을 움직여 본다.
역시 꼼짝할 수 없다.
소리 질러 본다.
앵앵
소리는 여전히 모기소리보다 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