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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의 책상과 밥상 사이

<책상과 밥상 사이 > 41. 삶을 바꾸는 말 한 마디

작성일 : 2021.10.25 09:09

 

삶을 바꾸는 말 한마디

/윤일현

 

"3 때 수학을 70점 받은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항상 90점 이상을 받았습니다. 내 점수를 보고 엄마가 나보다 더 놀랐습니다. 내가 야무지게 공부하지 않고 대충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 점수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다음 시험에서는 반드시 원래 성적이 나오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시험 칠 때 평소보다 더 긴장했습니다. 결과는 80점대 초반이었습니다. 엄마는 한 번만 더 기다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시험을 칠 때 최선을 다하려고 했지만, 가슴도 답답하고 손이 떨려 결국 70점대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세 번 연속 시험을 못 치자 어느 날 엄마가 '너도 수학은 안 되려나 보다.' 아버지, 고모 모두 수학 때문에 원하는 대학을 못 갔다. 가족 모두가 수학이 약하다 하니 공부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고, 시험 칠 때 최선을 다하지도 않았습니다." 2 학생의 말이다.

 

"저는 말을 좀 더듬었기 때문에 초·중학교 시절, 발표하라거나 책을 읽어라고 할까 봐 수업 시간에는 늘 불안했습니다. 3 영어 시간에 번호 순서대로 책을 읽어야 했는데 내 차례가 되자 선생님께서 큰 소리로 읽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날따라 마음이 편안하여 자신 있게 읽었습니다. 두 문장을 읽었는데 더듬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읽기를 중단시키고는 제 목소리가 너무 좋고 발음도 정확하다며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칭찬해 주셨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한 단락씩 읽었는데, 저는 두 문장만 읽었습니다. 선생님은 평소 제가 말을 더듬는 것을 아셨습니다. 쉬는 시간에 선생님께서는 저를 교무실로 데리고 가서 네 목소리와 발음은 정말 좋았다. 이게 바로 네 모습이다. 앞으로 자신 있게 이야기하도록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날 이후 내 운명이 바뀌었고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습니다." 어느 교수가 학창 시절을 회상하며 한 말이다.

 

특정인에 대해 부정적 편견이 강할수록 그 사람은 편견에 맞추어 행동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부정적 인식이 악순환을 만들어 내는 것을 범죄학이나 심리학 등에서 '스티그마(Stigma) 효과'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낙인 효과(Labelling Theory)'라고 부른다. 반대로 주변 사람들이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칭찬과 격려를 해주면 그 사람이 그것에 맞게 행동하여 좋은 결과를 낳게 되는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대부분 사람은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면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부모와 교사의 말 한마디가 학생의 삶 전체를 바꾼 사례는 수없이 많다.

 

우리 모두에게는 성장 가능성을 믿고 신뢰해 주는 격려가 필요하다. 잘못을 모질게 지적하거나 부정적인 낙인찍기를 반복하면 재기의 의지를 꺾어버린다. 마크 트웨인의 말을 늘 상기하며 사람을 대하면 좋겠다. "멋진 칭찬을 들으면 그것만으로 두 달은 살 수 있다."

시인·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