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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04.15 02:56
<금주의 순우리말>126-산발
/최상윤
1.갈품 : 막 피려고 하는 갈꽃. 아직 피지 않은 갈꽃.
2.갈피리 : <방>송사리, 윗사람에게 아부 잘하는 사람을, 여울 잘 타는 송사리에 비유한 말.
3.날밑 : 칼날과 칼자루와의 사이에 끼어서 손을 보호하게 하는 테.
4.당그래 : ‘고무래’의 경남, 전라 지역 말.
5.만화 : 소의 비장과 지라의 총칭.
6.반빗자리* : 조금 경사가 진 땅.
7.산발 : 여러 갈래로 뻗은 산의 줄기. 같-산줄기.
8.알바늘 : 실을 꿰지 않은 바늘.
9.잔지러하다* : 몹시 자지러지다.
10.청부루 : 푸른 털에 흰 점이 있는 말. ‘부루’는 ‘말’을 뜻하는 몽골말 차용어.
+살꽃 : ‘논다니 계집의 몸둥이’를 비유하는 말.
◇ <둔석>은 매년 ‘갈품’같은 신입생들의 첫 강의 시간에 독서상우(讀書尙友)의 뜻도 있었지만 잊지 않고 당부하는 말이 있었다.
<<비싼 등록금 본전 찾아 가라. 그 방법은 4년 졸업 때까지 최소한 우리대학 도서관 책 300권을 읽고 졸업하는 것이다. 100권은 전공서적, 200권은 교양서적이다. 이것이 등록금 본전 찾는 유일한 길이다.>>
그리고 아직 ‘알바늘’같은 그들에게 졸업 후에도 우리대학의 교훈이 자유 ․정의 ․ 진리임을 잊지 말기를 당부했다. 적어도 ‘갈피리’같은 인간이 되지 않기를 염원하는 뜻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독서회> 동아리 회장이 찾아와 책 300권을 읽기 위해 모인 <○○독서회>의 지도교수를 맡아 달라는 간청이었다.
1980년 초반에 각 대학가에는 민주화를 위한 학생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전개될 때라 교수들은 껄끄러운 독서회 지도교수 역할을 기피할 때였다.
그러나 <둔석>은 강의 내용에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어 지도교수를 맡게 되었으나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 학교 당국에서 지도교수 임명제도를 제정, 실시하자 <둔석>은 즉시로 해임되었다. <문제 동아리>에 <문제 교수>는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이후 40여 년이 지났다. 내자가 불귀객이 되자 옛 <○○독서회> 제자들이 조문 겸 ‘날밑’ 역할을 한 그때의 지도교수를 위로하고자 작당, 방문하였다.
그동안 각계각층에서 ‘산발’로서 ‘청부루’처럼 뛰어난 지도자의 역할을 끝내고 돌아와 한때 내자의 특미 오징어 회무침과 언제나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던 학창시절의 추억담이 끝나자 각기 손자 자랑하는 모습이 어쩜 <둔석>을 닮은 것 같아 삶의 미소가 자랑스러웠다.
사제(師弟)의 인연이란 이런 것인가를......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