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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03.25 08:25 수정일 : 2024.03.25 08:32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침묵할 수 없는 이유]
총선이 이제 20일도 남지 않았다. 혹자는 한 위원장에게 부족한 점이 있어도 그에 대한 비판은 적전분열이니 삼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모든 지표는 심상치 않다. 지난 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여권은 ‘정치고관여층’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어 이를 어리석게 믿으며 여론조사를 무시하다 결국 엄청난 참패를 당했다.
지금 국민의힘이나 대통령실이 안은 여러 문제가 있고 이것들이 개별적으로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한 위원장이 사실상 국민의힘에 거의 완전한 1인지배체제를 형성해 놓은 뒤 당무를 전횡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국민의 힘을 바라보면, 단색의 흐릿한 인상이다. 반면에 야당쪽을 보면 그 역시 안고 있는 적지 않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조국 대표의 본격적 정계 등장 이후 아연 활기를 띄고 있다. 색깔로 치면 화려하고 모습으로 치면 역동적이다. 이 분명한 대비가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확연한데 이를 그대로 두어야 할까.
갤럽에 의하면, 국민의힘 TK 지지율이 1주일 새 무려 12%나 급락하였다. 그 주된 원인은 한 위원장이 저지른 것이다. 그의 주도로 경선을 거친 도태우 후보의 공천을 취소시키고, 대신에 지역정서와 많이 어긋나는 인물을 전략공천으로 박아 넣은 것에 있다. 이 점에 관해 오해를 풀기 위해 조금 더 말해보자
1. 도 후보 발언이 행해진 컨텍스트(context)를 무시
모든 언어는 그 자체로 완결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행해진 컨텍스트를 살펴서 그 의미가 정해지는 것이다. 도 후보의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문제의 발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의 굴욕을 겪으며 비참한 나락에 떨어졌다. TK지역에서는 이 지역 출신으로 위대한 근대화의 업적을 일구어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 그리고 그의 따님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이 결합하여, 두 분에 대해 강력한 심정적 동조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와 같은 컨텍스트를 도 후보 발언을 검토할 때 반드시 고려에 넣는 것이 마땅했다. 그리고 도 후보의 발언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행에 격분하며 세종로 거리를 누볐던 소위 ‘태극기 부대’에서 나왔던 여러 말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온건한 쪽이었다. 한편, 도 후보는 과거의 발언들이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과하다는 점에 관해 솔직히 인정하며 사과를 하였다.
2. 지역 갈라치기와 지역 차별
한 위원장이 도 후보에 대한 공천취소를 공관위에 급히 주문하여 심야에 관철시킨 후 바로 몇 시간 지난 15일 광주방문 시 "저와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항쟁을 어느 정도로 존중하는지 선명하게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며 ‘광주와 호남의 마음을 얻고 싶기 때문’이라고 발언하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에서 대구경북지역민들이 가졌던 애틋한 통분의 마음을 내 몰라라 식으로 외면하며 도 후보에 대한 공천취소를 결행하고, 바로 광주로 가선 “내가 이런 장한 일을 했소!”하며 그 지역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 공천취소를 이용하였다. 이 고약한 지역의 갈라치기와 차별에 분노하지 않는 TK지역민 그리고 출향인사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한 위원장은 도 후보의 공천취소 과정에서 당무 전횡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한 위원장의 당무 독점, 전횡은 정당법이나 국민의힘 당헌에 어긋나는, 그리고 민주사회에서는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또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점은 이미 말하였다.
당무의 전횡을 고쳐 다양한 색깔을 국민의힘에 입히기 위해 먼저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은 유지하더라도 총괄선대위원장직은 국민적 신망이 높은 다른 분에게 양보하는 것이 시급하게 요구된다. 이 총선을 이기든 지든 혼자서 다 해나가겠다는 것은 망상이고 과도한 오만이다.
덧: https://naver.me/Gied5QSZ
도 후보 처리의 부당성에 관한 저와 이문열 선생의 매일신문 대담입니다.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