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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02.19 11:07
<금주의 순우리말>118-날떠퀴
/최상윤
1.갈음질 : 연장을 숫돌에 가는 일.
2.날떠퀴 : 그 날의 운수. 관-발떠퀴, 손떠퀴.
3.답쌓이다 : 한군데로 덮쳐 쌓이다. 또는 한꺼번에 몰려들다. 준-답쌔다.
4.만앙내기 : 늦모내기. 만양=만이앙=늦모내기. 비-만양모.
5.반병두리 : 놋쇠로 만든 그릇의 한 가지. 둥글고 바닥이 넓게 평평하며 양푼과 비슷하나 아주 작음.
6.산말 : 실감 나도록 꼭 알맞게 표현한 말.
7.알땅 : □나무나 풀도 없는 발가벗은 땅. □비나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아무런 준비도 없는 땅. 같-나지(裸地).
8.잔자누룩하다 : (소란하거나 시끄럽던 것이)잦아들어 퍽 잔잔하다.
9.첫사리 : 그해에 처음으로 잡힌 고기. 또는 그해에 처음으로 난 것.
10.칼제비 : ‘칼싹두기’나 ‘칼국수’를 수제비에 상대하여 일컫는 말.
+불쪽 : 불알쪽.
◇ <둔석>이가 낚시를 취미 삼은 계기는 나변에 있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 전개되자 <둔석>은 그 여파로 지명수배와 도피 와 자수 그리고 금필(禁筆)의 족쇄로 석방되었다. 이후부터 <둔석>은 학자로서 논문 이외, 불혹 초반의 문인으로서는 어떤 글(소설, 칼럼, 수필 등)도 쓸 수 없었다. 80년대 후반의 사회민주화가 찾아올 때까지.
좁은 연구실에서 불쑥불쑥 억울함, 울분, 증오심 등 온갖 감정들이 ‘답쌓이면’ <둔석>은 가까운 다대포나 용원 앞바다, 안골포, 좀 멀리는 웅동항까지 진출하여(40여 년 전에는 교통량이 뜸해 30분 내외로 도착 가능) 넋을 놓고 바다를 응시하고 앉아 있으면 ‘산말’로 미칠 것 같은 감정들이 ‘잔자누룩해졌다’. 심지어 비가 내리는 날에도 연구실에서 뛰쳐나와 백치처럼 바다만 바라보고 있으면 온갖 들끓었던 감정도 정화되었다.
그런데 간혹 지나가는 행인들이 나를 정신병자로 오인할까 보아 ‘알땅’에 ‘만앙내기’하듯 물고기야 잡히든 말든 강태공처럼 낚싯대를 던져 놓았다. 간혹 ‘날떠퀴’가 있어 눈먼 고기가 잡힐 때도 있었지만. 거의 십 년 간 이 짓을 하다 보니 <둔석>은 낚시꾼까지는 되지 못해도 ‘첫사리’라는 낱말도 알게 되었다.
이제 팔질(八耋)에 들어 뜻 맞는 벗들과 낚시 소일도 하게 되니 세상사 전화위복이라 할까......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