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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김종해 시인의 시로 여는 세상> 아, 아버지

작성일 : 2024.02.19 11:06

, 아버지 /김종해

 

 

만 네살 9개월에

사랑하던 외동 아들을

황량한 세상에 남겨둔 체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가신

내 아버지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할

팍팍한 삶에도

물레방아 정미소와 수십정보의 산판

열 여섯 마지기의 알토란 같은 상답을

일구셨던 울 아버지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에

남의 집 애기 머슴에서

출발한 무일푼의 빈농의 아들이

마흔 세살에 이룩한

성공

 

부와 행복은 함께 오지 않는 것은

흔한 세상의 일

 

세번에 걸친 대수술로

논 다섯 마지기와

세살,여섯살 아홉살,열다섯살의 아들 하나 딸 셋,

서른 세살의 청상만 남기시고

본시 없던 일로 다 가져가신

부처님 하느님을 원망도 못하고

 

마흔 세살의 연부역강한 나이에

어린 처자식 걱정으로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하늘나라에

가신

그 아버지의 애잔한 마음을 이제사 깨닳고

아버지의 얼굴 조차도

기억하지 못 하는 불효가 한스럽다

 

모든 아버지가 어려운 오늘

아버지 없는 설음에

한번도 보고 싶지 않던

내 아버지가

몹시 보고 싶다

2024.2,은산의 思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