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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02.15 12:40
<금주의 순우리말>117-반반
/최상윤
1.반반 : 남김없이 모두.
2.산마루터기 : 산마루의 두드러진 턱. 준-산마루턱.
3.알땀* : 예쁜 여자의 이마 따위에 송알송알 맺히는 땀. ▷여성적인 느낌이 ‘알땀’이며, 남성적인 느낌이 드는 땀은 ‘구슬땀’이다.
4.잔입 :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것도 먹지 않은 입. 같-마른입.
5.첫밗 : (일이나 행동을 시작한 다음의)맨 처음 벌어진 일.
6.칼자 : 지방관아에서 음식을 맡아보던 하인. 같-칼자이.
7.통금 : 이것저것 한데 몰아서 한꺼번에 친 값. 또는, 물건을 통거리로 넘겨 파는 값.
8.푸네기 : 가까운 제살붙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 가까운 혈족. 혼-‘풋나기’는 경험이 없어서 일에 서투른 사람.
9.핫길 : 같은 갈래의 물건 가운데 가장 품절이 낮은 물건. ‘하(下)ㅅ+길’의 짜임새.
10.갈음옷 : 특별한 옷차림을 하기 위하여 준비하여 둔 옷.
+불두덩 : 남녀의 성기 언저리의 두두룩한 곳.
◇일제 패전 말기에 배급 쌀이 모자라 쌀 대신 ‘핫길’인 수수 배급을 받아 먹었다. 수수밥은 소화가 되지 않아 어린 나는 거의 수수 원형 상태로, 색깔마저 붉은 변을 보았다.
해방이 되고 뒤 이어 6․25 동란이 터지자 백성들은 보릿고개를 넘기기가 힘겨웠다. 그래서 소년시절 나는 깡보리밥도 ‘반반’ 먹어치웠다. 이 버릇은 팔질(八耋)에 접어들어서도 <둔석>에게 주어진 밥그릇만큼은 깡그리 비운다.
그런데 억울하다. 이제 세끼 밥걱정은 아니 해도 될 노년기의 <둔석>은 소화력이 떨어져 많이 먹지를 못한다. 그래서 아침만큼은 간편식을 한다.
우선 ‘잔입’에 ‘첫밗’은 따스한 물 한 잔을 마시는 것이다. 그리고 곧 이어 우유 한 잔에 삶은 달걀 한 개면 족하다. 이마저 만사 귀찮아지면 후자는 생략하기도 한다.
아들, 딸 모두 출가하고 내자마저 명계(冥界)로 떠나 ‘푸네기’ 한 명도 없으니 텅 빈 집에 홀로 남은 <둔석>의 아침 식사는 자유롭다.
그런데 <둔석>, 진정 자유로운가......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