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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월의 만주詩行

<서지월의 만주詩行 > 25.밀산역을 가다

작성일 : 2021.10.01 12:20

밀산역을 가다   /서지월

 

도산 안창호선생께서 항일독립운동을 했던

만주땅 동북방면 흑룡강성 밀산을 아시는가

연길에서 왕청 지나고 목단강시 가는데 7시간

다시 목단강시역에서 밀산역쯤 거슬러 오르면

도착하는 흑룡강성 밀산역

어디 낯 설은 모스크바나 하바로프스크에 온 듯

중국 냄새 전혀 풍기지 않는

밀산역 내렸을 땐

황혼이 내려와 비단융단 펼쳐주었네

기적소리는 나를 내려주곤 다시

북으로 북으로 거슬러 오르며

하늘을 진동시켰는데

그 끝은 어디인지 알 순 없었네

아아, 이국땅!

나는 그때 나를 버리고 떠난 기적소리

!~ !~

독수리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해동청 울음소리 같기도 했던

그 소리, 귓속에 담아 온지도

어언 몇 해

밀산 흥개호 백어(白魚)가 꿈속에

백발의 신령처럼 나타나

다시 오라 오라고 지르러미로 물결치듯

밀산역이여,

다시 나를 부를 양이면

백의의 깃발 펄럭이며

그날 그 황혼의 비단융단 깔아주렴아

 

**밀산:만주땅 최대의 호수로 중국 4대 민물고기인 백어(白魚)가 유명함.

중국 4대 민물고기는 황하의 잉어, 송강의 농어, 흥개호의 대백어, 송화강의 쏘가리로 알려져 있다.

 

<詩作 노트>ㅡㅡㅡ

**흑룡강성 밀산의 흥개호와 우수리강이 너무 좋아서 밀산을 두 번인가 가 본 적이 있다.

밀산이라면 두만강 위 길림성을 너머 흑룡강성 동북방면 위쪽에 위치해 있는데 북대황 즉 삼강평원이 잇닿은 곳이다.

밀산을 가는데 한번은 장거리 기차로 또 한번은 25인승 장거리 버스로 거스른 적이 있는데 뭐라 해도 만주기행은 좀 불편해도 장거리 완행기차가 제격이었다.

벌써 5년쯤 되었나? 연길역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해 목단강시에 도착한 시각은 오천 9시 반경이었으며, 목단강시역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다시 몸을 실었는데 오후 5시 반경 밀산역에 도착했다.

아는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고 물어물어 찾아온 밀산이었다.

무거운 짐가방을 끌고 밀산역에 내렸을 때 여기가 중국 동북삼성이 아닌 러시아땅 모스크바나 하바로프스크 역같이 느껴졌다. 너무나 이국적이었던 것이다.

나를 내려준 장거리 완행기차 기적소리는 황혼에 물든 하늘을 진동시키며 꾁! ! 울음을 토하며 더 위로 거스르며 떠나갔는데, 이때 내게 몰아친 외로움과 너무나 이국적인 밀산역의 풍경을 지금도 잊을 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