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서지월의 만주詩行
작성일 : 2021.09.22 10:32 수정일 : 2021.09.22 10:36
추석 달빛 /서지월
옥수숫대 알 품는 서늘한
바람끼의 하늘 보면
저 달도 저리 밝아
玉童子라도 하나 품은 것일까
묘지 위의 혼들은 구천에 떠돌고
산 자의 옷자락은 이리도
부드럽고 가벼운데
옛기러기는 날아오지 않는다
강은 흐르건만 산이 막혀 못오는가
들꽃처럼 돋아나는 별을 따고
긴 능선의 역사 앞에서
주름진 이마 잘룩한 허리의 강토.....
달이여 비추이거든
우리 가장 깊은 골짜기를 비추어
南北江山 할것 없이 저 목메인 만주땅
압록강 너머 두만강 너머 북간도
있잖은가, 해란강 띠를 두른
일송정에도 비추어다오!
옥수숫대 알 품는 서늘한 바람끼의
하늘 위에
혼령은 살아 있어
색동 치마저고리 흰 바지적삼의
펄펄펄 날리는 달빛이 숨쉬고 있네
<詩作 노트>ㅡㅡㅡ
**해마다 돌아오는 추석이지만 그냥 보내기가 아까운 건 우리 민족의 얼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리라. 대추 하나, 홍시 하나에도 조상님의 숨결이 들어있는 것 보면 나만의 추석이 아닌 한민족 모두의 추석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역사적인 현실은 어떤가. 추석 달빛은 골고루 비추이고 있건만, 남북이 분단되고 만주땅이 이국땅이 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니 말이다. 나는 이 시에서 가을이면 만주벌판을 뒤덮는 옥수수밭을 상징으로 압록강 너머 두만강 너머 북간도, 해란강 띠를 두른 일송정을 무대로 읊어보았다.옥수수가 무르익어가는 하늘 위로 떠오른 추석 달빛 속에 색동 치마저고리와 흰 바지적삼의 조상들 숨결이 숨쉬고 있다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