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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02.05 10:00
<금주의 순우리말>116-답신
/최상윤
1.잔용 : 사소한 잡비로 쓰는 용돈.
2.첫물지다 : 그해에 첫 홍수가 나다. 같-첫물하다.
3.통겨지다 : □숨었던 사물이 뜻하지 않게 쑥 비어져 나오다. □짜인 물건이 어긋나서 틀어지다. □노리던 기회가 뜻밖에 어그러지다. <퉁겨지다.
4.푸너리 : 굿의 첫머리에 타악기만으로 연주하는 음악.
5.핫것 : 솜을 두어서 만든 옷이나 이불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6.갈씬갈씬하다 : 가까스로 닿을락말락하다. ~거리다.
7.갈옷 : 감물을 들인 옷. 같-감옷.
8.날땅 : □개간하지 않은 땅. □맨땅.
9.답신 : 냉큼 달려들어 움켜잡거나 입으로 무는 모양.
10.만신 : 여자 무당을 대접하여 이르는 말.
+불거웃 : 불두덩에 난 털.
◇엄친께서 일찍 돌아기시자 홀로 된 어머님은 귀신병에 걸려다는 이유로 곧잘 점을 보며 굿을 하였다.
초겨울 어느날 우리집 마당에서 굿판이 벌어졌다. ‘푸너리’가 시작되고 본격적인 굿판에 이르자 아버지의 혼백이 덮씌운 ‘만신’은 ‘핫것’을 둘러써고 앉은 나의 머리 위로 ‘갈씬갈씬하게’ 대나무 잎을 흔들며 <엄마 말 잘 듣고, 도와라>라고 일갈했다. 중학생인 나는 포장마차 오뎅값 ‘잔용’을 어머니의 장사 돈에서 슬쩍한 것이 ‘통겨지는’ 것으로 인식되어 가슴이 뜨끔하며 몹시 겁이 나고 부끄러웠다. 그리고 ‘만신’을 순간 ‘답신’하고 싶었다.
군자표변(君子豹變)이라 할까. 이 교훈으로 <둔석>은 남의 것을 경계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럼에도 팔질(八耋)에 들어서자 인간의 노탐(老貪)이 꿈틀거릴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