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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8.22 07:31 수정일 : 2021.08.22 07:46
그래도 감사하다
/김원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변화하고 있다. 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며,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라고 했다. 돈도 재능도 빌릴 수 있으나 건강은 빌릴 수가 없다고 한다. 동갑인 삼성 이건희 회장도 갔고, 북한 김정일도 심장마비로 일찍 갔다. 요즘의 나날은 병원 순례로 모든 시간을 축내고 있다. 황반변성으로 안과에서 레이져 치료도 받고 일주일에 3일 4시간씩 신장 혈액 투석을 6년째 해오는 중 호흡곤란이 와서 심장조형시술을 한번 받았었는데도, 얼마 전에, 그것도 한밤중에 호흡곤란이 와서 응급실로 갔더니 병원 진단 전 <코로나19검사>부터 해야 한다면서 <음압격리실>에 넣고 문을 잠그고는 마치 동물원 안처럼 바깥출입을 금지시키고 용변도 그 안에서 처리하게 하는 현상에 공황장애가 올 것 같은 경험도 했다. 3시간 후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자 간신히 절차를 밟아 관상동맥 두 곳에 스텐트 삽입을 하는 시술을 받았다. 온 몸이 종합병동이 되어 안 아픈 곳이 없고, 전립선암 수술 후유증으로 지독한 변비와 통증은 진통제를 먹고 또 먹고 마약성 패치까지 부쳐야 겨우 잠을 이룰 수 있다. 잠 안 오는 긴긴밤에 동생 김원우 산문집 <편견예찬>의 <반려동물무섬증>을 읽던 중 내 기억이 확인되는, 내가 매 맞은 기록이 생생히 나열되어 있어서 이 모든 오늘의 결과들이 너무 많이 맞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친은 일찍 처자식을 두고 6.25때 월북한 남편에 대한 피맺힌 원한을 가진 것은 남편대신 여러 번 경찰지서에 불려가서 온갖 고문과 매질을 당하시고 초죽음이 되어 가마니로 만든 들것에 실려 나오시면 고모부가 부축해서 집으로 간신히 와서 몸살을 앓으시던 몸서리나는 이런 기억이 되살아나시면 화풀이대상으로 중학생이던 장남인 형을 불러서 매타작을 퍼붓기 시작하면서 역마살 낀 니 애비귀신 닮지 말거라, 공부 안하고 싸질러 다니고 말 안 들으려면, 지금 당장 죽는 것이 더 낫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