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김종해의 시로 여는 세상
작성일 : 2021.07.25 11:21
폭우잔상 /김종해
청명하던 하늘이 온통 회색이다
잔득 찌푸린 하늘이 손바닥만 해진다
이내 땅을 향해 내리친다
거칠 것 없이 마구 난타한다
무자비하게 퍼붓는다
악마의 목구멍에서 쉼없이 뱉어 낸다
시간 당 80mm의 폭우
땅은 난도질 당한 어육이 된다
도시의 하수구가 범람하고
오랜 서민의 보금자리가 어스러지고
산의 귀퉁이가 조각나 떠 내려 간다
온 도시가 괄괄하는 소리로 진동을 한다
사람들이 겁에 질려 처분만 기다린다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하늘은 청명해진다
공활한 하늘이다
끝 간데 없는 푸르름이다
이내 평화다
인간들아 까불지 마
이게 하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