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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왕용 시읽기 38> 권오주의 빛의 화살은 새가 된다

작성일 : 2021.07.15 11:56

빛의 화살은 새가 된다

/권오주

 

어두운 길목 탈선의 궤적을 지나

그대의 손을 끌어당기는

붉은 잠의 새벽이 흔적을 털어낸다

아침 햇살로 까치들이 모여들고

푸른 신호등이 깜빡이는 교차로에서

허공에 그어지는 샤갈의 중력이 누설된다

 

도시의 눈동자는 빛나고

흥미로운 길들이 달아나다

그대의 욕구가 충족되는

소박한 식사가 식탁 위에 차려지면

그대 앞에 생수처럼 시원한 아이들이

눈을 비비며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그대의 눈썹 위로 새 뗴들이 날아오른다

그대의 낙원에서 돌이 굴러다니는 동안

꿋꿋한 나무줄기가 돋아난다

그대는

햇빛의 열기 속에서 상승한다

-(월간 <시문학> 20209월호)

 

*권오주(부산시,북구) 시인, KIDP 공인 디자이너, 동아대학교 미술학과, 동 대학원 졸업

월간 시문학신인우수 작품상 당선, 동원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역임,

시집 빛의 화살은 새가 된다

 

권오주 시인의 시는 상상력과 비유가 비약적이라 읽고 해석하기가 힘들다. 요즈음 말하는 하이퍼 시에 가깝다. 그러나 그의 상상력에 따라가면 신선하기도 하고 때로는긴장감을 느낀다. 이 시는 그의 시 가운데 비교적 해석하기가 쉬운 편에 속한다.

이 시의 해석의 열쇠는 제목에서 찾아야 한다. <빛의 화살은 새가 된다>에서 이 시의 주된 제재는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빛에 대한 상상력의 전개가 바로 이 시의 창작 과정인 것이다.

이 시에서 시적화자가 그대라고 부르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제목 속에 나타나 있는 이라고 볼 수 있다. 새벽이 오기 전인 밤에서 이라는 사물은 그 존재를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 존재하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그런 빛에게 시작화자는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그러는 순간 빛은 어둠에서 해방되어 새벽이 되고 밤은 사라진다. 이러한 상상력을 하게 하는 것이 이 시의 첫째 연의 서두이다. 그러면서 날은 점점 밝아지고 빛은 푸른 신호등이 깜빡이는 교차로를 건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유대인 출신 화가 샤갈이 등장한다.

둘째 연은 보다 그 상상력이 구체화 된다. 빛은 소박하게 차려진 식탁을 찾아가고 생수처럼 해맑은 아이들의 회단보도 건너는 것도 구경한다. 마지막 셋째 연에서 빛은 드디어 낙원에 이르고 빛으로 인하여 꿋꿋한 나무줄기도 돋아나며 끝내 햇살의 열기로 인하여 빛은 새가 되어 상승한다.

이상과 같이 해석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이 작품이다. 물론 이러한 해석은 권 시인의 의도와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를 대하는 독자들은 각자 나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현대시 그것도 다소 난해한 시를 읽는 즐거움이다.(양왕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