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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7.13 01:21
금도끼 쇠도끼
1.
흥부 마누라 연못에 빠졌다.
흥부가 연못가에 주저앉아 엉엉 울고 있었다.
연못 한가운데서 허연 노인이 불쑥 나타났다.
“그대는 왜 우는고?”
“제 마누라가 그곳에 빠져 나오지 않습니다.”
노인은 곧 양귀비 같은 여자를 데리고 나왔다.
“이 여자가 니 마누라냐?”
“아이고, 아니옵니다.”
노인은 또 김지미 같은 여자를 대리고 나왔다.
“아, 아니옵니다.”
흥부는 내 분에 당치도 않는 여자라며 부정했다.
노인은 아쉬운 듯 입을 다시고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더니
마침내 후줄근한 진짜 마누라를 데리고 나왔다.
“이 여자가 니 마누라냐?”
“그렇사옵니다.”
“그러면 이 셋을 다 데리고 가서 살거라.”
2.
샘통 퉁퉁 부은 놀부
마누라 꼬여내 연못에 밀어 넣고는
대성통곡을 한다.
노인이 나타났다.
놀부는 마누라가 연못에 빠졌다고 했다.
“기다려라...”
고개를 갸웃 하며 물속으로 들어간 노인은 도대체 나오지 않았다.
푸른 연못의 수면은 바람에 잔물결만 일렁일 뿐이었다.
놀부는 안달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웃통까지 벗어제끼고 엉엉울었다.
놀부의 울음은 연못에 가득 찼다.
잠시 뒤 홀랑 벗은 노인이 몸에 흥건한 땀을 닦으면서 물 위로 나왔다.
“아직 쓸만한데 뭐...”
입맛을 쩍쩍 다시면서 야릇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때 놀부 마누라가 고개를 쏙 밀고 올라왔다.
노인이 얼른 놀부 마누라의 머리를 누르자
놀부 마누라가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물 속 저 쪽에서 들려오는 놀부 마누라의 외침.
“여보, 자주 밀어 넣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