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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12.24 06:28
<,양왕용문학칼럼 6>
문예지 원고료 지급 이래도 되는가?
양 왕 용
오랜만에 모 월간지로부터 시 청탁을 받았다. 청탁서와 더불어 ‘원고청탁계약서’ 라는 것도 동봉되어 있었다. 청탁을 받은 것 자체는 고맙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그런데 지급 원고료 액수와 계약서를 받는 순간 만감이 교차되었다. 그 까닭은 30여 년 전과 별 차이 없는 원고료 액수와 그 때에는 없던 계약서라는 존재 때문이었다. 이 원고료도 잡지 발간하는 주체에서 챙겨 주는 것이 아니고 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해당 잡지에 원고료 명목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30여 년 전에도 그 당시에는 문화예술위원회가 문예진흥원 이름으로 원고료 지원을 했다. 필자가 시를 몇 번 발표한 잡지들에서는 꼬박꼬박 원고료를 챙겨 주어 필자도 여러 번 받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다른 잡지의 경우 예나 지금이나 잡지 판매 대금으로 잡지 발간이 어려워 원고료를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고는 잡지 발간비와 편집비 등으로 전용한 사례들이 많아 문제점으로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자 지금은 작고한 모 소설가가 문예진흥원 원장으로 부임하자 문예지 원고료 지원 제도를 모두 없애버린 적도 있었다. 현재의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최근에 다시 부활시키면서 원고료 전용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계약서라는 것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오늘날의 문화예술위원회는 문학을 다른 예술 장르와 함께 다양한 제도와 방법으로 지원을 한다. 그러나 문예지 원고료 지원에는 크게 인색한 액수만 지원한다. 그것도 최근에는 극히 제한적인 잡지에만 지원하여 지원이 중단된 잡지도 있다. 예전에 비하여 많아진 잡지와 문인단체 때문에 전반적인 지원은 어렵겠지만 지원하는 잡지만이라도 몇 십 년 전의 원고료 액수 그대로 정하지 말고 그동안의 물가 상승과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에 어울리는 액수를 정하여 예산을 배분하기를 소망한다. 일설에 의하면 이렇게 소량의 액수가 지원되는 까닭은 정부기관의 원고지 당 정해진 단가의 원칙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원칙을 개정해서라도 문학작품의 고료를 현실화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오래 전부터 기업이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메세나협회가 있다. 그러나 그 협회의 지원에서도 문학은 소외된다. 필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문인 단체에서 오래 전부터 기업과 연결된 메세나 활동을 시도 했으나 어려웠고 다만 공익 재단으로부터 특정 프로젝트 지원을 받고 있는 데 그 규모가 회원들 회비 액수에 육박하여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문화예술위원회에도 프로젝트를 지원하여 지원받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몇 번 채택되지 않았다. 그래도 올해에도 지원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각종 단체에서 원고료 지원이 인색한 반면에 전국의 지자체에서 그 지역과 인연이 있는 유명 명사들이나 문인 그리고 기념물 등을 이름으로 한 문학상들이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 상금의 액수가 상당하다. 그래서 그러한 상금을 노리고 문학상의 취지에 맞는 작품들을 제작하여 응모하는 세칭 상금 사냥꾼들이 있다는 것은 문인 시회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면서 막상 그 지역 작가들이나 단체들에게는 지원을 이끼는 경우가 많다. 지역작가들의 단체 기관지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는 데 그치고 원고료는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각 지역의 문인들은 마치 아마추어 작가나 예전의 문예반 활동이 활발한 시절의 고등학생들이 하듯이 자비로 시화전도 열고 회지도 동인지처럼 문인들 자부담으로 내는 곳이 많다. 더욱 안타까운 현실은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도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전국의 지자체나 문화재단 가운데는 극소수이지만 문인들을 제대로 대접하고 지원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곳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뿐이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단체의 대표들이 우선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정부나 지자체 그리고 문화예술위원회에 요구해야 할 것은 간행물의 원고료 지급 예산의 확대와의 문인들 각자의 작품 편당 지급하는 원고료의 현실화이다.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번역원이나 문학관 등 기관 지원에만 기울어져 있는 문학진흥법을 진흥의 결과들이 실제 문인들이 피부에 느껴지도록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시인/ 부산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