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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3.27 10:22
꿈꾸는 크레파스
전 진(田塵)
수채화 한 폭이 담 모퉁이에 걸려 있다 벤취에 앉은 사내의 뒷모습이 보이고 호수 저 편의 상현달은 물그림자가 되어 겨울도 끝자락이 되는,
철새 한 마리가 석양에 있다
깃대를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내
깃발은 찢어진 채 바람에 펄럭이고
비스듬히 누워 늪을 보고 있다
첫눈이 오면 만나자던
새끼손가락을 걸던 언약은 흑백사진의 한 컷이다
잊혀가는 얼굴을 끄집어내어 복제하던 날
누가 그랬다
부엉새가 울 때는 밤이 쉬이 가지 않는다고
[노인이.......
젊은이와 사랑에 빠진다
하늘빛
청춘을 사겠다고
빨간 크레파스를 들고]
온 밤이 빨갛게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
ㅡ우포늪에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