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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3.08 01:08
3월
3월의 영어 단어 March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 마르스(Mars)에서 유래되었다. 동사로 쓰이면 ‘(군대가)행진하다, 행군하다’ 뜻을 가진다. 북반구에서는 자연환경과 식량 보급 등의 문제로 공격자나 방어자 모두 겨울에는 전쟁을 수행하기가 어려웠다. 동절기에는 주로 외교전을 펼쳤다. 일반적으로 농경 사회에서는 봄에 전쟁을 시작해서 추수기 전에 끝내야 했다. 3월이 되면 대자연은 가을의 알찬 수확을 위해 서로에게 선전포고하며 본격적인 생존 경쟁을 시작한다. 신학기 교실도 이와 비슷하다. 새로 만난 급우들과 사귀면서 그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선두다툼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학기에 학생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전투를 시작하는 병사들의 부담감과 별로 차이가 없다.
경쟁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경쟁은 학습과 업무의 효율을 끌어올리고 삶을 생기 있게 만들며 생활을 더욱 재미있게 해 줄 수도 있다. 경쟁의 부산물인 질투심조차도 사람을 진보하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살아있는 생명체가 무엇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갖가지 시련과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 크고 작은 고난과 역경은 성장을 방해하기보다는 알찬 결실을 위해 필요하다. 마음만 먹으면 소망하는 것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면 권태와 무료함 때문에 삶이 오히려 황폐해질 가능성이 크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대기의 압력이 없다면 우리 몸이 터져 버리는 것같이, 삶에 번민과 실패와 노고라는 무거운 짐이 없다면, 지나친 방종으로 파멸하거나 변덕과 사나운 광기와 어리석음에 빠지게 된다. 누구에게든 늘 얼마간의 걱정과 고뇌와 불행이 필요하다. 마치 배가 물 위에 떠서 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해서는 배에 무게 나가는 물체가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서둘지 말고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목표 지점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물을 끓일 때 일정 시간 가열해야 비로소 끓는다. 공부도 이와 같아서 학습량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점수변화가 비약적으로 일어난다. 또한 과정에 충실하며 매 순간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과정보다는 결과에 더 많이 집착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는 옳지 않다. 특히 공부는 과정이 날림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요점과 급소를 찾아 헤매는 것은 공부를 투기로 오해하는 것이며, 공부와 학문의 본질을 모르는 행위이다.
항상 꿈을 꾸고, 꿈의 실현을 확신하며,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 꿈은 외부로부터 아무런 에너지를 공급받지 않고도 사람의 활력을 배가시켜주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인내란 집결된 끈기라고 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꿈을 실현한 사람들은 단일한 목적을 위해 일정 기간 극도로 단순해질 수 있는 폭발적인 집중력의 소유자들이었다. 만물이 약동하는 3월이다. 어깨를 활짝 펴고 대자연의 합창 소리를 들으며 힘차게 행진하자. 윤일현(시인‧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