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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106.금주의 순우리말 – 산드러지다

작성일 : 2023.11.23 10:40 수정일 : 2023.11.23 08:38

 

106.금주의 순우리말 산드러지다

/최상윤

 

  • 반달문: 위가 반달 모양으로 생긴 문. -반월문(半月門)
  • 산드러지다: 태도가 맵시 있고 말쑥하다. 또는, 간드러지다. <선드러지다.
  • 알근하다: 술에 취해서 정신이 조금 몽롱하다. 맛이 매워서 입 안이 조금 알알하다.
  • 잔망하다: 행동이 자질구레하고 가볍다.
  • 철찾다: 제철에 맞추다.
  • 칼귀 : 굴곡이 별로 없이 삐죽한 귀.
  • 톳: 40장이나 100장 묶음을 한 단위로 세는 말.
  • 포실하다: 살림살이가 넉넉하고 오붓하다.
  • 함실코: 입천장과 맞뚫린 코, 함실의 불길이 부넘이 없이 고래를 들어가는 것에 비유한 말.
  • 갈마보다: 양쪽을 번갈아 보다.

+밑짝* : ‘아내를 속되게 일컫는 말

 

음주에는 철찾을필요가 없다. 분위기와 시간만 적당하면 술은 마실 수 있다. <둔석>은 다양한 사람들과 술잔을 나누어 보았다. 술이 우리의 반달문을 넘어 알근하게되면 경험상 대개 세 유형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첫째는 잔망하거나제 멋대로 인 유형. 둘째는 산드러져술자리 분위기를 끌고 가는 유형, 셋째는 빈 술병이 여기저기 쌓여가도 알근하기는커녕 바위처럼 앉아 위의 두 유형을 갈마보기만 하는, 술값이 아까운 유형.

그렇다면 나는 어떤 유형에 속할까?

술자리 파장 이후 꾼들을 각자 택시를 잡아 귀가시킨 후 나는 통금시간(12)에 쫓겨 슬라이딩하듯 가까스로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아버지를 기다리는 초롱초롱한 자식놈들과 내자에게 지갑을 풀어 아낌없이 용돈을 쥐어준다.(다음 날 홀쭉한 지갑을 보고 후회막급이었지만.) 그리고 각자 방으로 흩어지면 나는 내자 앞에서 <운명> 교향곡이나 <고향초>를 멋지게 지휘하면서 흥얼거리면 내자는 아이들 잠 깨운다고 한사코 말리었다.

네 자식놈들 모두 출가시키고 내자마저 명부(冥府)로 보낸 지금, 그때를 회억해 보면 그래도 그때 그 젊은 시절이 즐거웠고 그립구나.

소크라테스 형은 너 자신을 알라했는데 둔석은 어느 유형에.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