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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1.28 01:43
잔광(殘光) /최서림
해는 서걱서걱하게 넘어가고 또 넘어가고
세상 한 귀퉁이에서 여윈 귀뚜라미로 살아가고 있을 너는
나의 숨구멍이었다
하현달같이 색 바랜 그리움으로 돋아난 더듬이만으로도
너의 흔들리는 주파수를 짚어낼 수 있었는데
배밀이라도 해서 다가가고 싶었는데,
너의 젖은 날개 하나 말려줄 수 없는 나는
다가갈수록 그만큼 더 잃어버리고 마는 너는
스러져 가는 가을 햇살이 가슴을 찔러
서쪽 하늘이 붉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