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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1.27 09:18
미투 투미
친구 아내가 입원한 병원 정원에는 라일락 향기가 가득했다.
병동에 들어서도 향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 간호사와 둘만 타고 올라간다.
그녀는 5층 나는 6층.
4층 지나고 5층이 다가오자 간호사는 내리려고 입구 쪽에 선다.
입구 쪽에 선 그녀의 뒤태가 예쁘다.
특히 목덜미가 참 예쁘다고 생각하는 찰나
어머나, 어머나!
아, 내 마음이 들킨 것일까?
문뜩 미투가 생각났다.
갑자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지 않는다.
간호사는 여기저기 버턴을 누르며
어머나를 연발한다.
그렇고 보니 문만 열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층을 알리는 버턴 판에 불이 모두 꺼져 있다.
엘리베이터 고장이다.
우리 둘은 좁은 공간에 꼼짝없이 갇혔다.
시간이 딱하니 멈춰버린 팽팽한 긴장이 숨막힐듯하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녀가 그것을 두려워 할까봐 더욱 불안했다.
그때,
그녀가 뒤돌아서 나를 보고 생긋 웃는다.
이건 또 무슨 조화이며 미투인가.
내가 그녀의 미소를 미처 정돈하기도 전에
가끔 이래요.
그녀가 오히려 나를 안심시킨다.
라이락 향기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