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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37> 새끼꼬기

작성일 : 2021.01.05 07:49 수정일 : 2021.01.07 05:34

새끼 꼬기

/박명호 소설가

 

녀석은 중3이 되자 질문 병이 더 심해졌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면 물이 된다.

선생님 물이 되면 어떻게 됩니까?

물이 되면 흘러가기도 하지.

흘러가면 어떻게 됩니까?

강으로 가지.

강으로 가면 어떻게 되는데요.

녀석의 질문은 끝이 없었다. 학교에서 녀석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새끼 꼬기를 반복하는 시골 청년이 있었다.

그는 시간만 나면 새끼를 꼰다.

왜 새끼를 꼬느냐?

팔려고 꼬지.

그걸 팔아서 무얼 하려고?

짚을 사지.

그래서 결국은 새끼를 꼬려한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짚을 모두 없애버리면 빈손으로도 새끼 꼬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청년과 녀석이 마침내 병신병동 같은 병실에서 만났다.

새끼를 꼬는 청년에게 녀석이 묻는다.

새끼를 왜 꼬는데요?

팔려고.

팔아서 무얼 하려고요?

짚 사려고.

짚 사서 무얼 하려고요?

새끼 꼬려고.

새끼 꼬아서 무얼 하려고요?

짚 사려고.

둘은 서로의 질문과 대답에 신이 났다.

무한 반복이 되어도

아무도 간섭을 하지 않았다.

마침내 둘은 완벽한 조합을 이뤘다.

얼마지 않아 둘은 건강한 모습으로 정신병동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