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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12.29 12:22 수정일 : 2020.12.29 12:30
36. 낙화
/박명호 소설가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철수는 속된말로 ‘때려치워버리기’를 잘하는 습성이 있다.
지인들은 ‘철수’라는 이름 때문에 철수를 잘 한다고 비아냥댔다.
이미 초등학교 일 학년 시절 반장에 뽑혔으나 때려치워버렸고
중학교는 이 학년에 자퇴를
고등학교 시절엔 교회회장을 도중 사퇴했다.
그리고 신학대학 한 학기 만에 그만두고
결정적인 것은 어렵게 들어간 교사생활도 일 년 만에 시표를 던졌다.
특히 그 가운데 중학교 중퇴와 교직 사퇴는 그 후유증이 만만찮아 후회를 많이 했다.
철수, 이제 그의 나이도 환갑을 넘기면서 문득 철수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꿈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 했다. 꿈이었지만 아찔했다. 지금까지 철수한 모든 후회감이 한꺼번에 덮쳐온 것이었다. 그것은 엄청난 공포였다. 그 뒤 부지불식간 스스로 삶을 포기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바람 타고 낙화하는 벚꽃이 아니라 바람도 불지 않는데 툭- 저버리는 목련꽃처럼 저버린다면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말이다.
